판소리 유파에는 크게 서편제, 동편제와 중고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서편제는 영화 ‘서편제’로 많이 알려진 것으로 소리가 애절하고 기교적이고 붙임새도 다양하고 소리의 꼬리도 길어져서 아기자기한 맛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동편제 소리는 대마디 대장단을 선호하며 잔 기교보다는 소리 자체를 통성으로 꿋꿋하고 튼실하게 내 쇠망치로 내리치듯이 마친다고도 하지요.
그런데 중고제는 그 맥이 별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데 《한겨레음악대사전》에서 중고제(中高制)의 설명을 찾아보면 “동편제(東便制)나 서편제(西便制)가 아닌 그 중간에 해당되는 유파라는 뜻의 중고제는 경기도 남쪽 지방 및 충청도 지방에서 성행(盛行)한 유파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중고제는 서산지역의 심정순, 심화영 등 심씨 일가에서 전승해왔으며, 후기 5명창 가운데 고종의 총애를 받은 이동백과 김창룡 등이 중고제 명창으로 유명했지요.

▲ 판소리 중고제 이동백 명창
판소리의 음악적 구조나 선율상의 특징을 분석하고 연구한 전문가들은 중고제 소리의 특징을 무엇보다도 평탄하게 선율이 진행된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또한, 그 음악적 특징이 독서체여서 억양이 분명하고 노래 곡조가 간결하다는 점, 장단이 변화함에 따라 극적인 전환을 이루거나 이면(裏面)의 적극적 표현보다는 간결하고 단조로운 음악적 구성을 들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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