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4394호) 조선시대, 돌림병 환자들 병막에 격리

튼씩이 2020. 3. 12. 08:30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돌림병 곧 전염병은 염병이라고 했던 장티푸스와 천연두, 홍역, 호열자(콜레라를 음차하여 부르던 이름) 등이 주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천연두, 곧 두창은 ‘마마’라고 하는 극존칭을 썼을 정도로 무서워하던 병이었고, 감히 두신(痘神)을 모욕할 수 없다고 해서 약을 쓰지 않기도 했습니다. 재미난 것은 호열자가 돌 때는 집 대문에 고양이 그림만 달랑 붙여 놓았다고 하는데 그 까닭은 쥐가 물어서 호열자가 생기기 때문에 쥐가 무서워하는 고양이 그림을 붙여 놓으면 호열자를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지요.

 

요즘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14일 동안 격리한다고 하는데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는 활인서에서 취할 수 있는 전염병 대책으로 사람들을 병막이나 피막이라 불리는 임시 건물에 격리 수용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인조실록》 인조 23년 2월 10일 기록에 보면 “양쪽 활인서에서 출막(돌림병에 걸린 사람을 따로 막을 치고 격리시킴)시킨 환자는 모두 696명인데, 죽은 사람이 8명이고, 완전히 나은 사람이 271명이며, 지금 병막에 남아 있는 사람이 413명이라고 합니다.”라는 내용이 보입니다.

 



MBC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중 돌림병 장면 갈무리


▲ MBC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중 돌림병 장면 갈무리

 


《중종실록》 27년(1532) 3월 18일 기록에는 “사헌부가 아뢰기를 ‘근래에 악질을 얻은 자가 산사람의 간과 쓸개, 손가락을 먹으면 낫는다고 생각하여 오작인(仵作人, 검시관)과 거지에게 많은 돈을 주고 사들이기 때문에 악한 풍습이 크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반송방에 거주하는 옛 관찰사 유세침의 집에 10여 살 된 아이종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산속으로 유인해서 두 손가락을 끊고 그 흔적을 없애기 위하여 온몸을 찔러 거의 죽게 되었다가 다행히 살아났으니, 어찌 이런 풍습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라는 내용이 있어 돌림병을 낫기 위해 별짓을 다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