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펴낸 조리서에는 《수문사설(䛵聞事說)》, 《시의전서(時議全書)》,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중 정조지(鼎俎志), 《군학회등(群學會騰)》, 《음식디미방》, 《음식방문(飮食方文)니라》, 《반찬등속》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1540년 무렵에 김유(金綏)가 쓴 《수운잡방(需雲雜方)》이란 조리서도 있습니다. 책 이름은 중국의 고전 《역경(易經)》에서 따온 말로 ‘구름이 하늘로 올라가니 비가 내리기를 기다리는 동안 군자는 먹고 마시고 잔치하고 즐거워한다’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수운’은 격조 있는 음식 문화를 가리키는 말이고 그 수운에 걸맞은 갖가지 방법을 제시하였다는 의미로 ‘잡방’을 붙인 것입니다.

▲ 조선 전기 121가지 조리법이 수록된 김유(金綏)의 《수운잡방》
이 책은 우법(又法) 곧 또 다른 방법이라 하여 하나의 음식이라도 만드는 방법을 두세 가지로 설명하였는데, 이 우법을 포함하면 상하편 전체 121가지 조리법이 등장합니다. 술이 61가지, 식초류 6가지, 푸성귀 절임과 침채류가 15가지, 장류 11가지, 과즐 곧 한과류 5가지, 찬물류 6가지, 탕류 6가지, 두부와 타락(우유) 1가지씩, 주식에 해당하는 면류 2가지, 푸성귀와 과일의 씨뿌리기와 저장법 7종 등이지요. 특히 육수에 마와 달걀을 넣어 끓인 서여탕(薯藇湯), 청포묵국 곧 분탕(粉湯), 국수를 곁들인 고기완자탕삼하탕(三下湯), 갈비와 밥을 넣어 끓인 황탕(黃湯), 은어ㆍ숭어, 대하와 삼색 녹두묵을 넣어 끓인 삼색어아탕(三色魚兒湯) 등 지금은 전해지지 않은 독특한 탕 종류의 음식도 소개되었습니다.
또 《수운잡방》은 조선 전기의 식생활과 조리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로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의 여러 요리서에 나오는 요리법들을 수록하였는데, 그저 베낀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얻어들은 다양한 조리법을 더하고, 양반 집안에서 전해지던 여러 조리법도 기록하였지요. 따라서 요리법의 변천, 용어의 달라짐, 선조들의 음식문화에 관한 생각을 알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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