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4313호) 경주 남산에 있는 높이 9m ‘마애불상군’

튼씩이 2020. 4. 8. 08:26

경주시 남산에는 높이 약 9m, 둘레 약 26m의 큰 바위 4면에 수십 구의 불보살상과 기타 조각이 새겨져 있는 보물 제201호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이 있습니다. 남쪽의 큰 바위에는 목조건물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석탑조각들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남쪽면의 불상을 주존으로 하여 남향으로 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보물 제201호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


▲ 보물 제201호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

 


남쪽 바위면에는 삼존불상과 독립된 보살상이 돋을새김 되어 있고, 동쪽 바위면에도 불상과 보살, 승려, 그리고 비천상(飛天像)을 표현해 놓았습니다. 불상ㆍ보살상 등은 모두 연꽃무늬를 조각한 대좌(臺座)와 몸 전체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광배(光背)를 갖추었으며 자세와 표정이 각각 다릅니다. 서쪽 바위면에는 석가가 그 아래에 앉아서 도를 깨쳤다는 나무인 보리수 2그루와 여래상이 있습니다.

 

이 불상들은 돌기둥 4면에 새겨져 있어 사방사불(四方四佛, 모든 곳에 부처가 있다는 뜻으로 사면에 새긴 불상)의 하나로 보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절 이름이 새겨진 기와에 의하여 이곳에는 신인사(神印寺)라는 절이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이 마애불상군은 신라 때부터 조선 초까지 있었던 밀교(密敎) 계통의 불교 종파 신인종(神印宗)의 미술로 보여 우리나라 불교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 가운데 ‘남면삼존상’


▲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 가운데 ‘남면삼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