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보물 제1168호 “청자 상감매죽학문 매병”이 있는데 높이 33.0㎝, 입지름 5.2㎝, 밑지름 11.0㎝의 크기입니다. 각이 져 세워진 아가리와 짧은 목, 그리고 어깨에서부터 풍만하게 벌어지다가 배의 아래쪽에서부터 서서히 좁아져 내려가 병의 아랫부분에서 다시 벌어진, 12세기 후반에 빚은 것으로 고려시대의 전형적인 매병입니다.

▲ 보물 제1168호 “청자 상감매죽학문 매병”, 국립중앙박물관
매병 앞뒤에 대칭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가늘고 길게 세워진 매화와 대나무가, 그리고 그 사이에는 역시 대칭으로 위에서 내려오거나, 위로 올라가거나, 땅 위에 서 있는 3마리의 학들이 흑백상감으로 섬세하고 회화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잿물빛깔은 담청록색(淡靑綠色)으로 전면에 고르게 시유되었으며, 기면 일부에 미세하게 빙렬(氷裂, 도자기에 미세하게 난 금)이 나 있어 그 사이로 흙물이 스며있지요.
이와 비슷한 청자 매병이 현재 미국 보스턴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oston)에 소장되어 있는데, .보스턴미술관의 청자 매병은 아가리 부분이 파손되어 수리된 데 견주어 이곳 국립중앙박물관 것은 형태나 무늬가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가치가 큽니다. 그리고 이 매병은 거기에 더해 매화와 새 그리고 대나무의 상감무늬와 맑은 청자유가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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