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흔한 모습이 아닌 독특한 모양의 석탑이 있는데 바로 국보 제102호 충주 정토사터 “홍법국사탑(弘法國師塔)”이 그것입니다. 흔히 석탑의 몸돌들을 보면 네모난 모양인데 견주어 약간 찌그러진 공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공모양의 몸돌로 인해 ‘알독’이라고 불리기도 한 이 탑은 새로운 기법을 보여주는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승탑입니다.
▲ 국보 제102호 충주 정토사터 “홍법국사탑(弘法國師塔)”, 국립중앙박물관
등근 몸돌에는 가로ㆍ세로로 묶은 듯한 십(十)자형의 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그 교차점에는 꽃무늬로 꾸몄습니다. 또 삿갓 모양으로 깊숙이 패인 지붕돌 밑면에는 비천상(飛天像)이 조각되어 있지요. 그뿐만이 아니라 가운데받침돌에는 구름을 타고 있는 용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고, 윗받침돌에는 아래와 대칭되는 솟은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높이 2.55m의 이 탑은 고려 목종 때의 승려인 홍법국사의 탑으로, 홍법국사는 당나라에서 수행하고 돌아와 선(禪)을 유행시켰으며, 고려 성종 때 대선사(大禪師)를 거쳐 목종 때 국사(國師)의 칭호를 받았습니다. 이 탑은 원래 충청북도 중원군(현 충주시)의 정토사 옛터에 있던 것인데 일제가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박랍회)를 경복궁에서 열면서 같이 있던 홍법국사탑비와 함께 옮겨 온 것입니다. 이 탑은 특이한 석재에서 오는 질감과 함께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는 평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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