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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미개(장신구)로 으뜸이었던 옥 공예품

튼씩이 2015. 11. 6. 14:54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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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8(2015). 11. 6.



옥새는 옥으로 만든 임금의 도장이요, 임금의 목소리를 옥음(玉音)이라 하며, 훌륭한 원고를 뜻하는 말로 옥고(玉稿)라는 말도 있듯이 ‘옥(玉)’은 매우 귀한 보석의 하나입니다. 옥은 예부터 동양문화권에서는 금, 은과 함께 즐겨 쓰던 대표적인 보석으로 낱말 속에 집어넣어 매우 귀한 것을 나타내는 말로 쓰기도 했지요.

한편 옥은 음양오행의 다섯 가지 덕인 인(仁)ㆍ의(義)ㆍ지(智)ㆍ용(勇)ㆍ각(角)을 상징하는 꾸미개(장신구)로 쓰였는데 방위신에 예(禮)를 베푸는 예기(禮器)를 비롯하여 사회계급의 신분을 구분하는 드리개(매달아서 길게 늘이는 물건)와 악기인 옥경(玉磬), 약재와 의료용구 등 여러 가지로 쓰이고 있습니다. 청동기 유적에서 발견되고 있는 옥석공예품과 삼국시대의 여러 고분에서 출토된 곱은옥, 구슬옥, 대롱옥과 신라의 세 가지 보물 가운데 하나였던 진평왕의 옥허리띠를 통해 옥이 상류층의 중요한 꾸미개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옥공예품은 중국을 비롯하여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왕족계열과 특수계층에 한하여 지닐 수 있었지요. 옥공예품은 재료의 확보도 어렵고 귀한 공예품이라는 점에서 옥공예를 다루는 공인의 수를 국가에서 제한하여 그 수가 극히 적었습니다. 옥공예의 가공에 있어서도 동공예 제조기술과는 판이하게 달라 정으로 쪼아 다듬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갈아 만드는 것이 옥공예의 특징입니다. 옥가공은 채석(원석 캐기) - 디자인 - 절단 - 성형 - 세부조각 - 광택의 과정을 거쳐 작품이 완성되는데 쇠톱, 활빙개(활비비), 갈이틀, 물레 따위 여러가지 연장이 필요합니다. 현재 옥장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00호 장주원(張周元) 선생이지요.

옛 얼레빗 (2011-11-09)


2196. 홍은동 사거리에서 사라진 털보네 대장간을 그린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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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파트가 들어서며 / 홍은동 사거리에서 사라진 / 털보네 대장간을 찾아가고 싶다 / 풀무질로 이글거리는 불 속에/ 시우쇠처럼 나를 달구고 / 모루 위에서 벼리고 / 숫돌에 갈아 / 시퍼런 무쇠낫으로 바꾸고 싶다 / 땀흘리며 두들겨 하나씩 만들어 낸 / 꼬부랑 호미가 되어 / 소나무 자루에서 송진을 흘리면서 / 대장간 벽에 걸리고 싶다"

위 시는 김광규 시인의 “대장간의 유혹”이란 시입니다. 조선 풍속도의 대가 라고 하면 김홍도(金弘道, 1745 ~ ?)를 떠올립니다. 김홍도의 그림 가운데 “대장간” 이 있는데 김득신(金得臣, 1754 ~ 1822) 그림에도 “대장간” 그림이 있습니다. 김홍도의 영향을 받았다고는 하나 김득신의 그림은 김홍도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김홍도의 그림에서 보이던 모자도 쓰지 않은 채 낫 갈던 녀석은 대장장이가 아닌 까닭에 김득신은 과감히 빼버렸습니다. 대신 대장장이들이 훨씬 젊어지고 힘있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김홍도는 대장간을 사실 그대로 그렸지만 김득신은 생략할 건 생략하고 그 대신 대장간에 걸맞게 생동감 있고, 힘있는 표현을 하고 있지요. 또 한 가지 더 김홍도의 "대장간"에는 배경이 생략되어 있으나, 김득신의 "대장간"에는 배경이 그려져 있는 점도 다릅니다. 이제는 사라진 대장경 풍경은 그림이나 시로만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시우쇠 :무쇠를 불에 달구어 단단하게 만든 쇠붙이의 하나.
*풀무질 : 풀무(불을 피울 때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로 바람을 일으키는 짓
*모루 :대장간에서 불린 쇠를 올려놓고 두드릴 때 받침으로 쓰는 쇳덩이.
*벼리다 :무디어진 연장의 날을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들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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