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봄, 개교 5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졸업생 홈 커밍 파티’에 참가하기 위해 모교인 생텍쥐페리 고등학교를 찾은 작가 토마는 코트다쥐르에 돌아와 25년 전 고교 시절 절친이었던 막심과 저지른 살인사건과 사체 유기에 대한 전모를 알고 있는 누군가로부터 복수의 위협을 받는다.
1992년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 텅 비다시피한 학교에서 자신의 이상형이라 믿고 있는 빙카의 긴급한 연락을 받고 찾아가 기숙사 방에서 빙카는 임신 키트를 보여주며 알렉시의 강요로 원하지 않던 임신을 하게 되었다고 호소한다. 이에 격분한 토마는 철학 교사인 알렉시를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고, 막심의 가세로 알렉시는 칼에 찔려 죽는다. 학교 건축공사를 맡고 있던 막심의 아버지 프란시스가 사체를 체육관 공사장 벽에 유기한 것으로 마무리된 25년 사건을 누군가가 알아내 복수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살인사건은 빙카와 알렉시가 사랑의 도피를 한 것으로 마무리되어 지금까지 묻혀왔었는데, 체육관 신설공사로 인해 사체가 발견된 상황에 처하고, 이를 계기로 25년 전 사건을 만천하에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그 동안 빙카의 실종 사건을 파헤쳐온 동창이자 신문기자인 스테판을 만난 토마는 스테판과는 별개로 사건을 다시 파헤치면서 25년 전 알렉스 살인사건 외에 빙카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된다. 토마를 짝사랑하던 파니와 토마의 엄마 안나벨이 빙카의 죽음에 관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점점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던 토마는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들에 힘들어하지만, 엄마의 죽음과 함께 빙카가 실제로 사랑했던 인물이 등장하고, 아버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면서 소설은 마무리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관계는 복잡하다. 주인공 토마가 사랑하는 빙카, 토마를 사랑하는 파니, 빙카는 알렉시를 사랑하고(빙카가 사랑한 진짜 알렉시는 동성애자이자인 여자교수 드빌임.), 토마의 엄마 안나벨은 막심의 아버지 프란시스를 사랑하고(토마는 프란시스의 아들로 밝혀짐.), 장크리스토프 선생은 빙카가 사랑한 드빌을 사랑했으며, 막심은 동성애자였던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에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수 없게 된(사체 유기 후 5년 만에 안나벨과 프란시스가 체육관 보수 공사를 하면서 사체를 처리함.) 스테판이 토마를 찾아와 절망감을 드러낼 때 나 또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살인뿐만 아니라 어떠한 잘못도 덮어버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가 모르는 지금 이 상황에도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진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지는 않는지 새삼 두려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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