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악을 연주할 때 보면 ㄱ자 모양으로 깎은 16개의 경돌을 두 단으로 된 나무 틀에 위아래 여덟개씩 매달아 소뿔로 만든 각퇴로 때려서 연주하는 유율 타악기 ‘편종(編鐘)’이란 악기가 있습니다. 편종은 습도나 온도의 변화에도 음색과 음정이 변하지 않아 모든 국악기 조율의 표준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 ‘편종’처럼 생긴 종 하나를 나무틀에 매단 국악기 ‘특종(特鍾)’도 있습니다.
▲ 종묘제례악 시작할 때만 연주하는 악기 ‘특종’
이 특종 관련 기록은 맨처음 《세종실록》 12년(1430) 3월 5일에 나오는데 당시는 특종이 아니고 가종(歌鍾)이라고 했지요. 그러다 성종(1469~1494) 때 이 타악기는 비로소 특종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길이가 62cm, 밑 부분의 긴 지름이 29.3cm인 종 한 개를 틀에 매달아 놓은 이 특종은 편종의 종보다 두 배나 큽니다. 특종은 동철(銅鐵)과 납철(鐵)을 화합하여 주조하지요. 특종의 음은 12율(律)의 기본음인 황종(黃鍾)입니다.
특종은 종묘제향(宗廟祭享) 때 제례악이 시작할 때만 연주됩니다. 곧 특종은 박(拍)의 지휘에 따라서 한 번 연주되는데. 특종의 연주에 이어서 축을 세 번, 북을 한 번 치지요. 이 동작이 세 번 반복되면, 또 한 번 특종과 박이 한 번씩 연주됩니다. 이처럼 박ㆍ특종ㆍ축ㆍ북의 연주가 있은 다음에 다른 악기들이 일제히 연주되지요. 다만, 이 특종은 박, 축 같은 악기와 함께 종묘제례악 연주 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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