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문장의 구조 및 형식과 관련한 여러 문법 용어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지난 호에서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가 한 번 성립한 문장, 즉 하나의 절로 된 문장을 홑문장이라고 하였는데, 홑문장(절)을 일정한 형식적 유형으로 나눈 것을 ‘문형(文型)’이라고 한다. 문형은 형식적으로 아주 사소한 차이까지도 고려하여 수십, 수백 가지로 잘게 분류할 수도 있고, 큼직큼직하게 몇 개 정도로 분류할 수도 있다.
이처럼 문형을 분류하는 방식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단순하게 분류한 문형을 종종 ‘기본 문형’이라고 하는데, 문형과 기본 문형이 학문적으로 엄격하게 구별되는 말은 아니어서 그 둘을 굳이 구별하지 않는 학자도 많다. 영어 문법에서 문장을 5형식으로 나누는 것처럼 필수 문장 성분의 개수와 종류를 기준으로 하여 우리말 문장도 대략 5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서술어만 있는 문장, 예컨대 “도둑이야!”와 같은 문장은 형식이 단순해 문형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5)와 같은 다양한 문형의 홑문장과 달리 둘 이상의 절로 이루어진 문장을 겹문장(복문)이라고 한다. 겹문장은 절과 절을 이어서 만들기도 하고, 어떤 문장 안에 다른 문장을 절로 안겨서 만들기도 한다. 이제 겹문장의 종류를 알아보기로 한다.
(7)은 ‘바람이 불(다)’와 ‘비가 오(다)’가 연결되고, (8)은 ‘비가 오(다)’와 ‘소풍이 취소되(다)’가 연결된 문장이다. 이처럼 둘 이상의 절이 연결된 문장을 ‘이어진문장(접속문)’이라고 한다. (7)과 같이 앞 절과 뒤 절의 의미 관계가 대등하게 연결된 문장을 ‘대등하게 이어진 문장(대등 접속문)’이라고 한다. 이에 반해 (8)에서는 뒤 절의 의미가 주가 되고 앞 절의 의미는 그에 덧붙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덧붙는 특정한 의미에는 (8)에서와 같은 ‘조건/가정’ 이외에도 ‘목적/의도, 원인/이유, 앞선 시간, 배경 상황, 양보’ 등이 있다. 이처럼 앞 절의 의미가 뒤 절의 의미에 종속되어 연결된 문장을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종속 접속문)’이라고 한다.
(9)~(11)에서 [ ] 부분은 그 속에 주어와 서술어가 갖추어져 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셋 다 전체 문장 속에서 특정 문장 성분으로 들어가 있다. (9)에서는 목적어로 들어가 있고, (10)에서는 관형어로 들어가 있으며, (11)에서는 부사어로 들어가 있다. 이처럼 전체 문장 속에서 특정 문장 성분으로 들어가 있는 절을 안긴절(내포절)이라고 한다. 안긴절을 안고 있는 전체 문장은 안은문장(포유문)이라고 한다.
(9)의 ‘봄이 왔음’은 명사 기능을 하는 말이다. ‘봄이 왔음’ 대신에 명사 ‘자부심’을 쓸 수도 있고, 목적격 조사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아 알 수 있다. (10)의 ‘언니가 그린’은 뒤의 체언 ‘그림’을 꾸며 주므로 관형사 기능을 하는 말이고, (11)의 ‘혀가 닳도록’은 ‘타일렀다’를 꾸며 주므로 부사 기능을 하는 말이다. 그래서 (9)~(11)의 안긴절을 각각 명사절, 관형사절, 부사절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9)는 ‘명사절을 안은 문장’, (10)은 ‘관형사절을 안은 문장’, (11)은 ‘부사절을 안은 문장’이 된다.
글: 이선웅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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