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문화연대

산돌림과 재넘이

튼씩이 2021. 1. 4. 07:34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산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말에는 산등성이, 산마루, 산모롱이, 산모퉁이, 산봉우리, 산비탈, 산자락, 산줄기 같은, 산에 관한 토박이말들이 무척 많다. 이처럼 산을 떠올리게 하는 우리말 가운데 산돌림과 재넘이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산의 일부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이 아니라, 각각 비와 바람의 이름이다.

 

산돌림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한 줄기씩 내리는 소나기’를 가리키는 순 우리말이다. 본디는 산기슭으로 돌아가며 잠깐씩 내리는 소나기를 산돌림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이 비가 산 아래 마을로 옮겨가며 여기저기 흩뿌리게 되니까, 비록 산기슭이 아니더라도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내리는 소나기를 뭉뚱그려 산돌림이라고 부르게 된 것 같다.

 

 

재넘이는 ‘밤중에 산꼭대기에서 평지로 내리 불어오는 바람’의 이름이다. 무더운 한여름 날, 밤이 되어 기온이 떨어지면 산 중턱이 복사 현상으로 차가워지기 때문에 산 위쪽에서 아래로 바람이 불게 된다. 이 바람을 산바람이라고도 하고 재넘이라고도 한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재넘이는 더위를 피해 마루에 나와 앉은 어르신들에게 더없이 고마운 바람이다. 올 여름에는 산돌림과 재넘이를 자주 만나 시원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출처: https://www.urimal.org/2735?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아, 그 말이 그렇구나-333] 성기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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