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는 여느 날보다 좀 일찍 마실을 나갔습니다. 늘 걷는 냇가에 가까이 갔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못 봤지만 저녁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던 거였죠. 사람이 많다보니 제가 가는 앞쪽에 있는 사람들을 앞질러 가는 것도 마음이 쓰였고, 맞은 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도 마음에 쓰였습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늦게 나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힘차게 한 바뀌 돌고 오니 땀도 나고 좋았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달램수'입니다. 이 말은 말집(사전) 가운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달래서 꾀는 수단'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만 보기월이 없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말집(사전)에 오르지도 못했고 쓴 보기월도 없는 말이니까 몰라도 되는 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지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 말의 짜임을 보면 '좋고 옳은 말로 잘 이끌어 꾀다'는 뜻으로 쓰는 '달래다'의 이름씨꼴(명사형) '달램'에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나 수완'이라는 뜻을 가진 '수'가 더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달래는 수'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는 거죠.
이런 뜻을 가진 말이라면 우리가 나날살이에서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습니다. 토라진 아이의 마음을 돌려 보려고 여러 가지 수를 써도 안 될 때, "온갖 달램수를 써도 꿈쩍하지 않았다. "처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더러 쓰는 '회유책'을 갈음해 쓸 수도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함께할 사람들을 모을 때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달램수'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이다."처럼 쓸 수 있지 싶습니다. 여러분은 '달램수'를 어떨 때 쓸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
4354해 들여름달 열하루 두날(2021년 5월 11일 화요일) 바람 바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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