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겨레에게는 곡식을 갈아서 가루로 만들 때나 물에 불린 곡식을 갈 때 사용하는 기구인 맷돌이 있습니다. 흔히 한 사람이 손잡이를 돌리고 다른 한 사람은 아가리(구멍)에 곡식을 넣는데 맷돌이 크고 갈아야 할 곡물이 많을 때는 맷손잡이(매손)에 가위다리 모양으로 벌어진 맷손을 걸고 두세 사람이 노를 젓듯이 앞뒤로 밀어가며 갈기도 하지요.
▲ 위아래 크기가 같고 밑에 매함지나 멍석을 깔고 쓰는 중부지방 맷돌(왼쪽), 위아래 크기가 다르며, 중둥이가 길게 달린 남부지방 맷돌(제주민속박물관)
우리나라 맷돌은 중부와 남부 두 지방의 것이 다릅니다. 중부지방의 것은 위쪽 곧 암맷돌과 아래쪽 숫맷돌이 같고, 둥글넓적하여 맷돌을 앉히기가 좋은 매함지나 멍석을 깔고 쓰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남부의 것은 숫맷돌이 암맷돌보다 넓고 크며 한쪽에 주둥이까지 길게 달려서 매함지나 매판을 쓰지 않지요. 맷돌의 크기는 매우 다양하여 작은 것은 지름 20㎝에서 큰 것은 1m가 넘는 것도 있습니다. 일반 맷돌보다 곱게 갈 수 있는 맷돌은 풀매라고 부릅니다.
맷돌에도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아래 숫맷돌은 고정하고 위의 암맷돌을 돌리는데 이때 원심력이 생기며, 이 원심력과 함께 달팽이 모양의 홈이 파인 암맷돌 밑 부분을 통해서 곡물이 바깥으로 쉽게 밀려 나가게 했지요. 또 둥글게 만든 것은 바람을 통하게 하여 열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식물성 물질을 변질 없이 잘 으깨지도록 합니다. 여기에 맷돌은 믹서기의 시끄러운 기계음과는 달리 돌이 맞물려 나는 자연스러운 소리가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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