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쉼표,마침표(국립국어원 온라인소식지)

사전 두 배로 즐기기 - 늘 움직이는 사전, “우리말샘”

튼씩이 2021. 6. 22. 07:55

<우리말샘>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도 누군가는 <우리말샘>에 접속해서 기존 내용 위에 새로운 정보를 켜켜이 쌓고 있다. 머물러 있는 사전이 아닌, 늘 움직이며 확장하고 있는 사전인 <우리말샘>의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완성해 주세요

 

<우리말샘>을 검색하다가 아직 실려 있지 않은 말을 발견한다면, 누구든지 직접 새로운 어휘와 그 뜻풀이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단어의 뜻을 직접 풀이하고 여러 가지 정보를 채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이 꼭 <우리말샘>에 실리길 원한다면? 이럴 때는 부담 없이 “완성해 주세요”를 이용하면 된다.

 

 

 

위 그림과 같이 <우리말샘> 메인 화면에 있는 “완성해 주세요”를 눌러 보면 ‘집필 요청하기’ 화면을 볼 수 있다. 새로운 말을 직접 집필할 자신이 없다면, 여기에 어휘(표제어)와 그 말이 쓰인 용례(예문)만 넣어 주면 된다. 어휘만 넣지 않고 용례도 함께 넣는 이유는, 소리는 같고 뜻은 다른 ‘동음이의어’가 있을 수도 있고, 같은 어휘여도 여러 가지 뜻을 가진 ‘다의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맥락에서 쓰인 말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예문을 함께 제시하면 이용자가 <우리말샘>에 새로 넣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렇게 들어온 단어는 이 단어를 잘 알고 있는 또 다른 이용자가 집필할 수 있도록 <우리말샘> 메인 화면에 떠 있게 된다. 말 그대로 또 다른 이용자에게 새로운 단어를 집필해서 완성해 달라고 요청하는 셈이다. ‘함께’ 만들어 가는 사전인 <우리말샘>의 특징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누군가가 뿌린 씨앗을 다른 이용자와 함께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말샘>이 무럭무럭 자라나 확장해 가는 것이다.

 

 

 

 

 

 

(2) 편집 이력

 

늘 움직이며 진화하는 <우리말샘>의 특징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부분 중의 하나는 바로 ‘편집 이력’이다. 2016년 10월 <우리말샘>이 문을 연 이후 모든 이용자와 감수자의 집필, 편집 활동은 편집 날짜, 편집자 정보와 함께 모두 이력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편집 내용 보기’를 눌러 보면, 세부 사전 항목마다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변경 전’과 ‘변경 후’를 비교하여 한눈에 볼 수 있다. <우리말샘>의 세세한 항목마다 이용자가 남긴 소중한 집필 내용이 사전 이력에 쌓여 <우리말샘>을 진화시키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누가 어떤 정보를 남겼는지, 언제 어떤 정보가 추가되고 수정되었는지가 기록되어 오랜 기간 동안 쌓인다면, 그 기록 자체가 우리말과 글의 변화를 보여 주는 소중한 역사가 될 것이다. <우리말샘>은, 동시대 안에서 시시각각 나타나는 언어의 변화를 기록함은 물론, 그렇게 누적된 정보 자체가 훗날 매우 가치 있는 자료로 쓰일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3) ‘사전 내려받기’와 공개 에이피아이[Open 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

 

<우리말샘>은 많은 사람의 참여로 쌓인 정보를 한곳에 모아 두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모인 정보가 다시 외부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확산하는 역할도 한다. 자유 저작권 정책으로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우리말샘>이기 때문에 이용자는 원하는 검색 조건을 넣어 검색한 결과물을 ‘사전 내려받기’ 기능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자료의 용도와 필요한 파일 형식, 원하는 사전 세부 항목 등 몇 가지 사항만 선택하면 된다. <우리말샘> 개통 이후 지금까지 3,100여 건의 사전 내려받기 신청이 들어왔으며, 이용자들은 학습 자료, 강의 자료, 연구 자료 용도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우리말샘> 내용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공개 에이피아이(API) 서비스를 통해서도 <우리말샘>의 정보를 개인 또는 기관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우리말샘> 공개 에이피아이는 검색 플랫폼을 외부에 공개하여 다양하고 재미있는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외부 개발자와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2,300여 명의 사용자가 <우리말샘>을 비롯한 <표준국어대사전>, <한국어기초사전>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말샘>은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활용으로 <우리말샘> 안팎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진화해 가는 사전이다.

이 글의 처음에도 언급했듯이, 지금도 누군가는 <우리말샘>에서 집필과 편집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2021년의 상반기가 지나지 않았지만, 5월 말 현재까지 벌써 26,000여 건의 신규 집필과 편집 참여가 이루어졌다. 이 수치는 일주일 평균 약 1,200 건, 1일 평균 약 180 건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용자와 감수자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우리말샘>은 기존 사전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통해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사전임을 보여 주고 있으며, 그렇게 모인 언어 자원이 다시 확산되어 새로운 곳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언제나 살아 움직이고 있는 사전 <우리말샘>에 모두 함께 참여하여 그 생명력을 더해 보면 어떨까.

 

 

 

 

글: 이유원(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