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계용묵(桂鎔默, 1904~1961)은 1935년 돈에 의해 왜곡되는 인간 심리를 파헤친 작품 <백치(白痴) 아다다>를 발표합니다. <백치(白痴) 아다다>는 식민지 자본주의가 웬만큼 확산한 1930년대를 배경으로, 물신숭배 하는 세태에 깊이 빠진 황금 만능주의를 비판한 소설입니다. 순수한 백치 여인 아다다는 ‘돈’을 물신화하는 타락한 세계 속에서 유일하게 흠이 나지 않은 영혼의 표상이지요.

▲ 《백치 아다다》, 계용묵, 애플북스, 2019
초기작품을 발표한 이후 한동안 고향에서 침묵을 지키다가 내놓은 이 <백치 아다다>로 계용묵은 재출발과 동시에, 작가로서의 확고한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장벽(障壁)>(1935)ㆍ<병풍에 그린 닭이>(1939)ㆍ<청춘도(靑春圖)>(1938)ㆍ<신기루(蜃氣樓)>(1940) 등을 발표하면서 세련된 기교로써 그의 문학적 특징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광복 뒤 격동과 혼란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별을 헨다>(1946)ㆍ<바람은 그냥 불고>(1947) 등을 선보여가지만 현실인식의 소극성을 크게 뛰어넘지는 못하였다는 평을 듣습니다. <백치(白痴) 아다다>는 1956년에는 이강석 감독, 1987년에는 임권택 감독에 의해 2번에 걸쳐 영화로 만들어졌지요. 1904년 오늘(9월 8일)은 계용묵 작가가 태어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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