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우표이야기

윤용하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튼씩이 2022. 3. 14. 12:59

올해는 우리 음악사에 큰 업적을 남긴 작곡가 윤용하 선생이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윤용하 선생은 우리나라의 광복을 기념하는 노래 ‘광복절 노래’와 한국 대표 가곡 ‘보리밭’ 등을 작곡하였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습니다.

윤용하는 1922년 3월 16일에 황해도 은율군의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성당에 다녔던 윤용하는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음악적 재능을 보였습니다. 한번 들은 성가의 멜로디를 잊는 법이 없었고, 어린이 성가대의 독창자로 뽑히기도 했으며, 부활절 성극(聖劇)에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윤용하가 열두 살이 되던 1933년에 그의 가족은 일제의 압정을 피해 모든 것이 낯선 만주 봉천으로 이주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 피아노를 처음 배운 윤용하는 ‘음악의 신동’이라 불리며 방송국과 학교에서 두드러진 실력을 보였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봉천(선양)과 신경(창춘)에서 작곡 활동을 펼쳤습니다. 광복 이후 조국으로 돌아와 함흥에서 창작 활동을 하다가 1946년에 남한으로 내려왔고, 음악 교사, 어린이 방송 음악 활동을 하며 서울에 정착했습니다.

 

 

 

1949년에는 윤용하의 대표작 중 하나가 탄생했습니다. 당시 정부 주도하에 삼일절·제헌절·광복절 등 주요 국경일 노래 가사 공모전이 진행되었고, 이때 정인보 작사·윤용하 작곡의 ‘광복절 노래’가 제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노래가 발표되고 몇 달 후에 한국전쟁이 일어나 윤용하는 부산으로 피란했고, 작곡에만 전념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이 무렵 박화목 시인의 ‘옛 생각’이라는 시를 가사로 하여 완성한 작품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가곡 ‘보리밭’입니다. 술잔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다졌던 두 사람의 아름다운 합작이었습니다. 또 다른 윤용하 선생의 대표작으로는 가곡 ‘동백꽃’, ‘한가윗 달’ 등이 있습니다.

 

이번 기념우표에는 애국가 지휘를 하는 윤용하 선생의 사진과 ‘보리밭’ 자필 악보를 담았습니다. 윤용하 선생의 사진은 기록물로만 여겨지던 사진을 예술 영역으로 끌어올린 작가이자 ‘영상 시인’으로 불리는 임응식 사진작가의 작품입니다. 가톨릭 신자로서의 신앙심과 순수함을 잃지 않았던 작곡가 윤용하 선생의 삶을 기념우표와 함께 되돌아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