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분다 가을바람이 분다 내 마음은 버들잎인가,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고 내 마음은 바람 따라 떨고 있다 내 마음은 바람개빈가,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고 내 마음은 바람 따라 돌고 있다 - 나태주의 시집《사랑만이 남는다》에 실린 시 전문 - * 봄바람도 좋지만 바람은 역시 가을바람입니다. 볼과 목덜미를 스쳐가는 시원하고 감미로운 바람, 계절 가기 전에, 이렇게 살아 있을 때 만끽하세요. 버들잎처럼 떨지는 마시고, 바람개비처럼 하염없이 흔들리진 마시고. 지난 게시판/고도원의 아침편지 2022.09.13
비 오는 가을밤에 – 최치원, 「추야우중」 비 오는 가을밤에 – 최치원, 「추야우중」 가을바람 쓸쓸하고 애처로운데 秋風惟苦吟 세상에는 알아줄 이 별반 없구나 擧世少知音 창밖에 밤은 깊고 비는 오는데 窓外三更雨 등잔불만 고요히 비추어 주네 燈前萬里心 남북국시대(통일신라시대)에 뛰어난 학자이자 문장가였던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의 한시 「추야우중(秋夜雨中, 비 오는 가을밤에)」입니다. 6두품 집안 출신이었던 최치원은 신라에서는 아무리 뛰어나도 6두품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868년 12세의 나이에 당나라로 유학을 떠납니다. 당나라에 간 최치원은 “졸음을 쫓기 위해 상투를 매달고 가시로 살을 찌르며, 남이 백을 하는 동안 나는 천의 노력을 했다”라는 기록을 남길 만큼 열심히 공부했지요. 그 결과 빈공과(賓貢科)에 장원으로 합격했습니다. 이.. 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2022.01.28
해를 가린 뜬구름 쓸어갈 싹쓸바람은? - 권근, 「중추」 해를 가린 뜬구름 쓸어갈 싹쓸바람은? - 권근, 「중추」 가을바람과 옥 같은 이슬이 은하를 씻은 듯 秋風玉露洗銀河 달빛은 예부터 이런 밤이 좋았다 月色由來此夜多 슬프게도 뜬구름이 해를 가려버리니 惆悵浮雲能蔽日 술잔을 멈추고 한 번 묻노니, 어쩌자는 것인가 停杯一問欲如何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이자 학자인 양촌(陽村) 권근(權近)의 한시 「중추(仲秋)」입니다. 권근은 조선 개국 후 ‘사병 폐지’를 주장하여 왕권 확립에 큰 공을 세웠습니다. 대사성, 세자좌빈객 등을 역임하고 길창부원군에 봉해졌지요. 문장에 뛰어났고, 경학에 밝았으며, 저서에는 『입학도설(入學圖說)』, 『양촌집(陽村集)』, 『사서오경구결(四書五經口訣)』, 『동현사략(東賢事略)』 따위가 있습니다. 시에서는 슬프게도 뜬구름이 해를 가려버립니다. .. 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202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