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3

쌍겨리로 논밭 가는 모습을 보았나요?

쌍겨리로 논밭 가는 모습을 보았나요? 게으른 버릇은 기름진 땅을 믿기 때문 懶習眞從沃壤然 상농도 중천에 해 뜨도록 잠에 빠졌다가 上農猶復日高眠 느릅나무 그늘에서 한바탕 술주정하고 나서 楡陰醉罵移時歇 느리작느리작 소 한 마리 몰고 마른 밭을 가는구나 徐取一牛耕旱田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강진에 귀양 가서 쓴 「탐진농가(耽津農歌)」라는 시 가운데 일곱 번째 작품이지요. 이 시에는 "경기 지방의 마른 밭은 소 두 마리로 간다."라는 주석이 붙어 있습니다. 귀양 가서 본 전라도 강진에선 외겨리(독겨리)로 밭을 갈지만 경기도에서는 쌍겨리(소 두 마리가 끄는 쟁기)로 갈았기에 주석을 달아 놓은 것입니다. 대개 땅이 평평하여 쉽게 흙을 팔 수 있으면 외겨리로 갈지만, 화전 같은 경사지거나 흙이 단단하거나 돌이..

9월 29일 - 서정시인 김영랑이 숨겨둔 반전은 무엇일까요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데 내 기린(麒麟)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의 손 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에 높이 앉았으려니 땅 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 바깥은 거친 들 이리떼만 몰려다니고 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떼들 쏘다니어 내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