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3

우리말 탐구 - 습관이 무서워! 알면서도 쓰는 겹말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 ‘겹말’이라는 것이 있다. 겹말은 같은 뜻의 말이 겹쳐서 된 말을 뜻한다. 대부분의 겹말은 한자어나 외국어에 우리말을 덧붙인 표현을 습관적으로 쓰다가 굳어진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역전 앞’이 있다. ‘역전(驛前) 앞’은 ‘역의 앞쪽’을 뜻하는 ‘역전’에 ‘앞’이라는 단어가 붙어 ‘앞쪽’의 뜻이 두 번이나 나타나는 겹말이다. 현재 ‘역전’은 ‘역 앞’으로 순화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역전 앞’이라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죽 혁대’ 역시 ‘가죽으로 만든 띠’를 뜻하는 ‘혁대’와 재질인 ‘가죽’이 합쳐진 말로, ‘가죽’이라는 뜻이 중복된 겹말이다. ‘철교 다리’는 ‘철로 만든 다리’에 다시 ‘다리’를 더한 겹말이고, 거리 미관을 위해 길을 따라 줄지어 ..

순찰을 돌다?

“경비원이 순찰을 돌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올바른 표현일까? ‘순찰’은 “돌아다니면서 살펴본다.”는 뜻의 말이므로, ‘순찰을 돈다’는 표현은 필요 없이 겹말을 쓴 사례가 된다. 이 말은 “순찰을 하였다.”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경찰이 두 시간마다 순찰을 돌고 있다.”라는 문장을 바르게 고쳐 보면, “경찰이 두 시간마다 순찰을 하고 있다.”가 된다. 이렇게 필요하지 않은 군더더기를 붙여 겹말을 쓰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 무척 많다. “북한 핵 개발에 대한 제재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기사문에도 군살이 들어 있다. ‘반드시 필요하다’에서 ‘필요’란 말이 “꼭 소용되는”이란 뜻을 나타내므로 그 앞에 ‘반드시’ 하는 표현은 군살로 붙은 말이다. 또, 일상생활의 대화 가운데 “방금전에 왔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