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한국어대사전 23

[토박이말 살리기]1-80 뚝심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뚝심'입니다. 오늘 토박이말은 다들 잘 아시는 말이라서 반가워 하실 분들이 많지 싶습니다. 하지만 잘 아시는 것과 다른 뜻도 있으니 그것까지 알고 쓰시면 좋겠다 싶어 알려드립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뜻을 두 가지로 나누어 풀이하고 있습니다. 첫째 뜻은 '굳세게 버티거나 감당하여 내는 힘'이라고 하며 "둑심이 세다.", "뚝심으로 버티어 나가다.", 박경리의 토지에 나오는 "제가끔 제 수하들을 거느리는 만큼 힘들도 좋고 뚝심도 있었다."와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둘째 뜻은 '좀 미련하게 불쑥 내는 힘'이라고 풀이를 하고 "뚝심을 부리다."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나오는 "양효석의 주먹도 정작 현오봉의 기운과 맞붙고 보면 어떻게 될지 모를 정도로 그의 뚝심은 대단했다...

[토박이말 살리기]1-73 들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들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가게 문을 닫을 무렵'이라고 풀이를 하고 "들마에 손님들이 몰려왔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가게 문을 닫을 즈음'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보기는 없었습니다. 우리토박이말사전에는 '가게나 상점의 문을 닫을 무렵'이라고 풀이를 하고 "이따가 들마에 다시 들르겠다."를 보기로 보였습니다. 이렇게 말집(사전)에 올라 있는 말이고 쓴 보기를 보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말인데 쓰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가 어려운 말이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가게를 하시는 분들 그곳에 가시는 분들이 누구나 날마다 쓸 수 있는 말이기 때문에 알고 있으면 많이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들마'에서 '들'..

[토박이말 살리기]1-67 뒨장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뒨장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나 짐승, 물건 따위를 뒤져내는 일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형방 비장이 나장이 팔구 명을 데리고 대들어서 도화와 도화의 집 사람을 한옆에 몰아 놓고 뒨장질을 시작하여 온 집 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장물 잡아낼 것이 별로 없었다."는 홍명희의 임꺽정에 있는 보기월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그 다음 '닥치는 대로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일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뜻도 있다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나 짐승, 물건 따위를 뒤지는 짓'이라고 풀이를 하고 "형사 몇 명이 집 안으로 들이닥쳐 뒨장질을 시작하여 온 집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장물을 찾아내지는 못했다."를 보기월로 ..

[토박이말 살리기]1-63 두루치기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두루치기'입니다. '두루치기'하면 먹는 게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하지만 그 두루치기가 아니랍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세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먼저 '한 가지 물건을 여기저기 두루 씀. 또는 그런 물건'의 뜻이 있다고 하고 "경운기 한 대를 동네 사람들이 두루치기로 몰고 다녔다."는 보기월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두루 미치거나 두루 해당함'의 뜻이 있다고 하고 "학생들을 두루치기로 나무랐지만 실상은 모임에 빠진 학생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여러 방면에 능통함. 또는 그런 사람'이라는 풀이에 "그는 농사, 운동, 집안 살림 등 못하는 것이 없는 두루치기다."를 보기월로 보였습니다. 고려대한국어..

[토박이말 살리기]1-62 된물

어제는 아침부터 구름이 해를 가려 주어서 더위가 좀 덜했습니다. 하지만 한낮이 지나서는 바람이 불어도 시원한 바람이 아니었답니다. 소나기가 오는 곳도 있을 거라고 했지만 제가 있는 곳에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지요. 배때끝(학기말) 일거리가 하나씩 줄어 드는 것을 보니 여름 말미가 되어 가는가 봅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된물'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빨래나 설거지를 하여 더럽혀진 물'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만 보기월은 안 보입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은 '빨래나 설거지 따위를 해서 더러워진 물'이라고 풀이를 하고 "이 물은 된물이나 쓰지 말고 버리도록 해라."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니 저는 뒤의 풀이가 더 마음에 듭니다. 왜냐하면 빨래나 설거지 말고도 다른..

[토박이말 살리기]1-61 되숭대숭하다

여러 날 동안 오락가락하던 비가 그치고 나니 그야말로 무더위가 참맛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무더위'는 왜 '무더위'라고 할까? 물었더니 어떤 사람이 "무지 더워서 무더위라고 한다."며 마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말장난 삼아 풀이를 할 수도 있겠지만 '무더위'는 '물+더위'로 여러 날 비가 이어져서 '물기를 잔뜩 머금어서 찌는 듯이 견디기 어려운 오늘 같은 더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풀이를 해 주었답니다. 날씨가 이렇게 무더우면 서로 고운 말을 주고받을 수 없을 때가 많기 때문에 더욱 말을 삼가는 게 좋겠습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되숭대숭하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말을 종작없이 지껄이다.'로 풀이를 하고 있고 보기월은 없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토박이말 살리기]1-60 돼지떡

더위와 함께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이 누꿈해지는가 싶었는데 그런 제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갑자기 걸린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은 말할 것도 없고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도 여러 사람이 걸렸다는 기별이 들리고 저희 집과 가까운 곳에서도 걸린 사람이 나왔다는 기별을 듣고 걱정이 커졌습니다. 드물게 지내기(사회적 거리 두기)도 낮아져 모이는 사람들이 좀 많아졌다 싶었는데 그와 함께 이런 일이 일어나니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돼지떡'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무엇인지 모를 물건들이 이것저것 범벅이 되어 지저분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무엇인지 모를 물건들이 이것저것 마구 뒤섞여 지저분함을 비유적으..

[토박이말 살리기]1-59 돌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돌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자갈이나 돌이 많은 길에 이빨처럼 뾰족하게 나온 돌 조각'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자갈이나 돌이 많은 길에 이가 난 것처럼 뾰족하게 나온 돌조각'이라고 풀이를 하고 "선예는 길을 걷다가 돌니에 발을 차였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면 다른 것은 같은데 앞의 것이 '이빨처럼'이라고 했는데 뒤의 것은 '이가 난 것처럼'이라고 한 것이 다릅니다. 저는 뒤의 풀이가 더 쉽게 느껴져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릴 때 시골 길을 달리다가 돌니에 걸려 무릎과 손바닥이 까져서 많이 아팠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처럼 살다 보면 돌니에 걸려서도 넘어져 무릎을 깨기도 합니다. 흔히 자주 쓰..

[토박이말 살리기]1-58 독장수셈

여느 해보다 늦게 찾아온 오란비(장마)가 다음 이레부터 비롯된다고 합니다. 바로 아제(내일)부터 동이비가 쏟아지는 곳이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이말은 '독장수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황된 계산을 하거나 헛수고로 애만 씀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도 '실현성이 전혀 없는 허황된 셈이나 헛수고로 애만 쓰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 100평 밭에 고추를 심으면 얼마를 수확해야 한다는 식의 독장수셈을 하면 농약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두 가지 풀이를 견주어 보면 앞의 풀이도 거의 비슷하고 뒤에 나오는 "옹기장수가 길에서 독을 쓰고 자다가 꿈에 큰 부자가 되..

[토박이말 살리기]1-57 도련

온여름달(6월)이 끝나고 더위달(7월)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더위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고 저는 땀과 더욱 더 사이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도련'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저고리나 두루마기 자락의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어머니는 저고리 도련을 잡아당겨 매무새를 가다듬으셨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마기나 저고리의 자락의 맨 밑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그녀의 짧은 저고리 도련의 밑으로 늘어진 빨간 댕기가 춤을 춘다."를 보기로 들어 놓았습니다. 풀이를 견주어 보면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맨 밑'을 더한 것 말고는 거의 같은데 이게 있으니 뜻이 좀 더 밝아지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리고 보기를 보시면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