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로 밥을 짓고 미역으로 국을 끓였다 / 질그릇에 나물반찬을 담았으니 / 비록 박하지만 정성이 어려 있다 / 늙으신 어머니는 신(神)에게 절을 올려 기원하기를 / 아들의 수(壽)가 7~80살을 살게 해달라고 하였다(줄임) / 옛날 작은 몸으로 땅에 떨어졌을 때를 생각하면 / 빙설(氷雪)보다 맑고 구슬보다 밝았었다 / 잡으면 꺼질까 불면 날아갈까 하시며 / 보자기 속에 아이 키우던 그 정이 가련도 하다 / 해마다 운명(運命)과 관상(觀相)을 들먹이며 / 평탄하게 살다가 공명(功名)을 이룬다고 하였다.” ▲ 500년 된 합천 해인사 복장유물(보물 제1777호) 속의 보자기(문화재청 제공) 이는 한말의 학자이자 사상가인 해학 이기(李沂, 1848~1909)의 문집인 《해학유서(海鶴遺書)》에 나오는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