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레나룻 3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10,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굴레’와 ‘멍에’

자유는 사람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바람이다. 그러나 사람은 몸과 마음에 얽힌 굴레와 멍에 때문에 자유를 누리기가 몹시 어렵다. 가끔 굴레를 벗고 멍에를 풀었을 적에 잠깐씩 맛이나 보며 살아갈 수가 있지만, 온전한 자유에 길이 머물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의 몸과 마음에 얽힌다는 굴레나 멍에는 빗대어 말하는 것일 뿐이고, 참된 굴레나 멍에는 소나 말 같은 집짐승을 얽어매는 연모다. ‘굴레’는 소나 말의 머리에 씌워 목에다 매어 놓는 얼개다. 소가 자라면 코뚜레를 꿰어서 고삐를 코뚜레에 맨다. 그리고 고삐를 굴레 밑으로 넣어서 목뒤로 빼내어 뒤에서 사람이 잡고 부린다. 이때 굴레는 고삐를 단단히 붙들어 주어서, 소가 부리는 사람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말은 귀 아래로 내려와 콧등까지 이른 굴레의..

거스러미와 구레나룻

살결이 매끄럽지 않고 거칠어지면 ‘거슬거슬하다’고 말한다. 좀 더 심해져서 까칠해지면 ‘까슬까슬하다’, ‘꺼슬꺼슬하다’ 따위 센말로 표현할 수 있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손끝 부분이 잘 트기도 하고 살갗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은데, 까슬까슬해진 손끝은 명주실로 짠 이불에만 스쳐도 따갑다. 그러나 손톱이 박힌 자리 주변에 살짝 일어난 살갗은 이보다 훨씬 따갑고 신경 쓰인다. 이렇게 일어난 살갗을 ‘거스러미’라고 한다. 그런데 나무의 결이 가시처럼 얇게 터져 일어나는 부분도 거스러미라고 하기 때문에, 손톱 주변의 살 껍질이 일어나는 것은 따로 ‘손거스러미’라 하기도 한다. 거스러미를 흔히 ‘꺼스러기’, ‘꺼스렁이’ 들로 잘못 알고 있는 것처럼,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가리켜서 ‘구렛나루’라고 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