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 3

(얼레빗 제4884호) 궁궐을 짓고 배를 만들던 소나무 황장목

"황장목이 얼마나 중요한 물건인데 전 목사 김경항은 목재상과 결탁, 제멋대로 나무를 베도록 허락하면서 전혀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그 죄를 논하자면 실로 극히 놀라운데 어찌 도배(徒配, 감옥에서 강제 노동을 하게 한 다음 유배를 보내는 형벌)에 그치겠습니까." 이는 《현종실록》 3권, 현종 1년(1660년) 11월 1일 기록으로 전 목사 김경항이 목재상과 결탁하여 황장목을 베도록 한 것에 대해 사헌부가 아뢴 내용입니다. 또 《세종실록》 3년(1421) 8월 24일 기록에 보면 왜구들이 배를 만들기 위한 소나무를 구하려고 조선 바닷가를 자주 침범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 궁궐을 짓고 배를 만드는 데 썼던 금강송은 속이 누런 황장목이다. 조선시대에는 경복궁 등 궁궐을 모두 소나무로만 지었음은 물론 소나무는 ..

뗏목마을과 ‘떼돈 벌었다’라는 말의 유래

88번 도로를 따라 2km 정도 걷다가 오른쪽으로 나있는 ‘한반도로(路)’로 접어들었다. 이 도로는 한반도지형이 유명해지면서 포장도 새로 하고 가로수로서 무궁화를 심은 것 같다. 한적한 도로 양쪽으로 무궁화가 한창 피어있다. 무궁화는 아욱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이다. 무궁화의 꽃색은 은은하다. 다섯 조각 꽃잎의 안쪽에는 진하게 붉은 부분이 조금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은은한 연분홍 꽃잎이다. 화무십일홍이라고 꽃 한 송이는 열흘을 못가겠지만 꽃이 지면 다른 꽃이 계속해서 피어나기 때문에 무궁화(無窮花)라는 이름이 붙었다. 식물도감을 찾아보니 무궁화는 약 100일 동안 계속해서 핀다고 한다. 요즘에는 여러 가지 개량종 무궁화가 나타나 꽃색도 다양하고 홑꽃 외에도 겹꽃, 반겹꽃 등 변종이 많다. ▲ 한반도로에 핀 무..

(얼레빗 4507호) 하얗게 눈을 맞고 서 있는 소나무, <설송도>

여기 바위를 뚫고 곧게 뻗은 굵직한 소나무와 오른쪽으로 급하게 휘어진 아무런 꾸밈없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하얗게 눈을 맞고 서 있습니다.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조선후기 문인서화가 이인상(1710~1760)의 “눈내린 소나무 그림” 곧 입니다. 이 그림의 소나무들은 사람의 감정이라곤 눈곱만큼도 끼어들 여지가 없는 그 자체로 온전한 모습입니다. 더구나 이 소나무들은 예리하게 각이 진 바위들만 있고 흙 한 줌 보이지 않는 비참하리만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강인한 의지로 뿌리를 땅에 굳게 박고 있지요. ▲ 이인상 “눈 내린 소나무 그림(설송도-雪松圖),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소나무는 물론 이렇게 곧게 뻗은 금강송이 있는가 하면 구부정하지만, 운치가 있는 소나무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더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