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겨울달 23

[토박이말 살리기]1-85 마뜩하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마뜩하다'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제법 마음에 들 만하다'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월을 들어 놓았습니다. 나는 그의 행동이 마뜩하지 않다. 그들의 성공이 마뜩지 못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음이 밝혀졌다. 이성신 교장은 김형수의 전학 서류를 갖춰 결재를 맡으러 들어가자 몹시 마뜩지 않은 인상으로 트집을 잡았다(전상국, 음지의 눈).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람이 무엇이) 제법 마음에 들어 좋다.'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월을 들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윤 선생의 행동이 마뜩하지 않은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나는 그의 태도가 마뜩하지 않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쳐다보고만 있었다. 두 가지 풀이를 보고 같은 것을 뽑아 보니 '제법 마음에 들다'..

[요즘 배움책에서 살려 쓸 토박이말]6-닿소리

1학년 국어 배움책(교과서) 둘째 마당 ‘재미있게 ㄱㄴㄷ’ 첫째 배움 때 배우는 배움거리(공부할 문제)가 “자음자의 모양을 안다.”입니다. 배움책(교과서)에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자음자를 살펴봅시다.”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가르치는 선생님도 배우는 아이도 ‘자음자’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자리에서 ‘ㄱㄴㄷ...’과 같은 것을 왜 ‘자음’이라고 하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그렇게 물었을 때 알아듣기 쉽게 풀이를 해 줄 수 있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될까요? 1학년 아이들을 가르쳐 본 적이 있는 제가 겪어 본 바로는 ‘자음’보다는 ‘닿소리’라는 말을 아이들이 더 쉽게 알아차리더라는 것입니다. “선생님/엄마/아빠, ‘자음’은 왜 ‘자음’이라는 이름이 붙었나요?” 라고 묻는 아이가 있다면 여러분..

[토박이말 살리기]-들겨울달(11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올해는 여느 해보다 일찍 겨울 맛을 보았기 때문에 서릿가을이란 말이 좀 늦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침 일찍 마실을 다니시는 분이나 밖에 수레를 세워 두시는 분은 벌써 무서리를 보셨을 것입니다. 제가 사는 곳엔 고까잎이 예쁘게 달려 있는 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높은 곳에 사시는 분들 가운데에는 푸르던 감잎에 서리가 내려 고까잎이 되지도 못하고 잿빛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아쉬움을 느끼신 분도 계셨을 것입니다. 그래도 가을 나들이를 떠나시는 분들은 코숭이 곳곳에 남아 있는 가을빛들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머지않아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이며 이미 떨어져 가루가 된 가랑잎들이 달리는 수레를 따라 날리겠지요. 일찍 잎을 떨군 나무는 졸가리만 남아 차가운 바람을 가르고 서 있기도 할 겁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