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풀이 7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41,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슬기’와 ‘설미’

우리 토박이말에는 이치를 밝히고 올바름을 가리는 일에 쓸 낱말이 모자라 그 자리를 거의 한자말로 메워 쓴다. 이런 형편은 우리말이 본디 그럴 수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머리를 써서 이치를 밝히고 올바름을 가리는 일을 맡았던 사람들이 우리말을 팽개치고 한문으로만 그런 일을 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있으면 말은 거기 맞추어 생겨나는 법인데, 그들은 우리말에 도무지 마음을 주지 않았다. 조선 왕조가 무너질 때까지 이천 년 동안 그런 분들은 줄곧 한문으로만 이치를 밝히고 올바름을 가리려 했기에 우리말은 그런 쪽에 움도 틔울 수가 없었다. 안타까운 노릇은 이처럼 애달픈 일을 아직도 우리가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치를 밝히고 올바름을 가리려는 학자들이 여전히 우리말로 그런 일을 하려 들지..

우리말 탐구 - 쓰는 한자는 같아도 뜻은 정반대! '일체'와 '일절'

우리말에는 같은 한자어라도 상황에 따라 음을 다르게 읽는 단어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一切’이다. 이 단어에서 한자 ‘切’에는 ‘모두 체’와 ‘끊을 절’이라는 각기 다른 뜻과 음이 있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일체’로 읽을 때도 있고 ‘일절’로 읽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일체(一切)’와 ‘일절(一切)’은 같은 한자를 쓰는 한자어이기에 헷갈리기 쉽지만, 그 뜻은 많이 달라 구별하여 사용해야 한다. ‘일절’과 ‘일체’를 혼동하여 쓴 대표적인 예로 ‘안주 일절’이라는 표현을 들 수 있다. 많은 음식점에서 ‘모든 안주를 모두 취급한다’는 뜻으로 ‘안주 일절’이란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그러나 ‘일절’이라는 단어는 ‘아주, 전혀, 절대로의 뜻으로, 흔히 행위를 그치게 하거나 어떤 일을 하지 않을 때 쓰는 말’이..

고사성어 - 미생지신, 각주구검, 연목구어

언젠가 세상의 삼대 바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미생지신, 각주구검, 연목구어에 나오는 남자들이라고 했다.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이 남자들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얼마나 바보 같길래 고사로 남고, 그래서 두고두고 놀림을 받는가. 먼저, 미생지신. ‘미생의 믿음’이라는 뜻이다. 미생이라는 남자는 사랑하는 여인과 다리 아래서 만나기로 한다. 여인은 오지 않는다.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점점 더 굵어진다. 미생의 허리, 가슴, 목까지 물이 된 비가 차오른다. 그러나 미생은 자리를 떠날 수 없다. 떠나지 않는다. 결국 익사한다. 다음, 각주구검의 남자. 배를 타고 가다가 칼을 바다에 빠트린 한 남자가 있다. 칼을 건져 보려 하지만 실패. 남자는 품에서 다른 칼을 꺼내더니 배에 무언가를 ..

사전 두 배로 즐기기 - 늘 움직이는 사전, “우리말샘”

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도 누군가는 에 접속해서 기존 내용 위에 새로운 정보를 켜켜이 쌓고 있다. 머물러 있는 사전이 아닌, 늘 움직이며 확장하고 있는 사전인 의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완성해 주세요 을 검색하다가 아직 실려 있지 않은 말을 발견한다면, 누구든지 직접 새로운 어휘와 그 뜻풀이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단어의 뜻을 직접 풀이하고 여러 가지 정보를 채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이 꼭 에 실리길 원한다면? 이럴 때는 부담 없이 “완성해 주세요”를 이용하면 된다. 위 그림과 같이 메인 화면에 있는 “완성해 주세요”를 눌러 보면 ‘집필 요청하기’ 화면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