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 82

'표준어지향성'이 뭐당가?

많은 사람이 잘 알고 있듯이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한글날’, 어떻게 발음하는가? [한글랄]?, [한글날]? 정답은 [한글랄]이다. 20대의 대부분이 [한글날]이라고 발음한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표준어를 정확하지 않게 구사한다. 이렇게 표준어 사용에 있어 오류를 저지르는 행태에 대해 지적할 수 있는 지표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표준어지향성’이다. ‘표준어지향성’, 전문가가 아니라면 굉장히 낯선 단어일 것이다. 이 단어는 표준어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쓰는지 그 정도를 뜻한다. 표준어 지향성은 여러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그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데, 대표적 기준인 성별에 따라 그를 분류하고 표준 ‘발음’을 얼마나 정확하게 구사하는지에 따라 정도를 조사하였다..

"오늘이 몇 일인지 웬지 궁금하네"

이 기사의 제목을 보고 어색한 점을 찾을 수 있는가? ‘몇 일’, ‘웬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든다. ‘몇 일’은 ‘며칠’로 ‘웬지’는 ‘왠지’로 바꿔 써야 옳은 맞춤법이다. ‘몇 일’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며칠’은 어원적으로 몇 + 일이 아닌 몇 + 을의 합성어로 ‘사흘’, ‘나흘’에 있는 것과 같은 ‘을’이 쓰였다. 마찬가지로 ‘웬지’도 없는 표현이다. ‘왠지’는 ‘왜인지’의 줄임말로 왜 그런지 모르게, 뚜렷한 이유도 없이를 뜻하는 부사이다. ‘웬’은 ‘어떠한’을 나타내는 관형사로 뒤에 있는 단어를 꾸며준다. ‘웬일’, ‘웬만하면’ 등 대부분 ‘웬’을 사용한다. 쉽게 말해 ‘왠지’만 ‘왠’을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이렇듯 사람들이 쉽게 틀리는 맞춤법이 많다. 독립된 단어는 아니지만 ‘로서/..

[한글의 권리] 법무부의 '알기 쉬운 법률 용어' 4개 법률 개정안

지난해 정부는 법무부 소관의 법률을 내용보다는 표현 위주로 살펴보고 어려운 법률 용어를 알기 쉽게 순화하는 취지의 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는 ▲등기특별회계법 ▲민사소송비용법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소액사건심판법 등 4개 법률이 그 대상이었다. 법무부는 이들 법률의 조문에서 어색한 표현을 하나하나 다듬어 각각 개정안을 제출했고 그해 1월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실제로 개정으로 이어진 것은 소액사건심판법 한 건에 그쳤고 다른 법안은 묻힌 채 국회에 무기한 계류돼 있다. (중략) 공공기관들은 관련 입법 개정이 지지부진할 경우 비교적 문턱이 낮은 행정지도를 통해 언어 순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글문화연대와 국어문화원 등과 협력해 건설현..

대한민국, 문자 수출 강국이 될 수 있을까

한글은 전 세계가 인정한 으뜸 문자이다. 유네스코는 1997년 한글 창제의 원리와 사용법이 기록된 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고, 1990년부터 해마다 세계에서 문맹 퇴치에 공이 큰 이들에게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을 주고 있다. 또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과학성, 합리성, 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세계의 문자들에 순위를 매겼을 때 한글은 단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제는 다른 나라의 고유한 언어를 기록하기 위해 수출될 정도로 한글은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인정한 한글은 과연 한반도를 넘어 다양한 나라로 수출될 수 있을까? ​ ​ 찌아찌아족으로의 한글 수출, 문자 수출의 첫발을 내디딘 한글 출처: 한겨레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 거주하는 찌아찌아족에게는 그들 고유의 언어인 찌아찌아어가..

광고 속 한국어 오용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광고를 접한다. 광고를 볼 때 사람들은 어디에서 가장 강한 자극을 받을까? 단순한 사진? 짧은 문구? 때로는 사진보다도 잘 만들어진 문구가 더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한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가 그 예시이다. ​ 광고 언어는 광고에서 사용하는 짧은 문구를 의미한다. 흔히 ‘카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광고주는 특이한 문구로 소비자의 제품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그 결과 광고에서 잘못된 한국어 사용이 늘어났다. 잘못된 광고 언어는 한국어를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바르닭‘ 광고(출처: ‘바르닭‘ 누리집) ▶‘국개대표’ 광고(출처: ‘국개대표‘ 누리집) 닭가슴살 판매 기업 ‘바르닭’에서는 ‘급하게 찐 살, 급하..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10, 한글과 나라에 모든 삶을 바친 주시경

개화기에 들어오면서 선각자들은 구국운동으로 우리글을 살려 발전시키려 하였습니다. 유길준은 1895년 《서유견문》에서 역사상 최초로 국한문을 혼용하여 언문이 일치하는 문장을 써서 세상을 놀라게 했으며 이듬해 서재필은 처음 띄어쓰기까지 하는 순 한글로 된 을 발간했습니다. 띄어쓰기는 전번 이야기의 헐버트가 자신이 저술한 《사민필지》를 읽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는 띄어쓰기가 필요하다고 여겨 주시경과 상의해 띄어쓰기와 마침표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지석영, 이익로, 최남선 등 많은 선각자가 한글발전을 위해 헌신하였지만, 그 가운데 대표로 주시경 선생을 앞세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시경은 한마디 말로 450년 동안이나 묻히다시피 하여있던 훈민정음을 다시 발굴해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새 생명을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