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가루 3

(얼레빗 4642호) 조선시대 궁중서 즐겼던 비빔국수 ‘골동면’

요즘 우리는 열대야와 된더위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여름철 우리는 시원한 냉면을 즐겨 먹게 되지요. 대표적인 냉면에는 메밀가루로 면을 뽑고, 동치미국물로 육수를 한 평양냉면과 메밀 대신 감자로 면을 뽑고 가자미 회를 넣어 비벼 먹는 함흥냉면도 있습니다. 그럼 조선시대 궁궐의 여름철에도 냉면을 먹었을까요? 조선조 정조의 어머니였던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보면 “골동면”이란 국수가 나옵니다. 골동면(骨董麵)은 궁중에서 먹었던 음식으로 메밀국수에 쇠고기, 돼지고기, 배, 버섯, 밤, 채소 같은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간장 양념에 비벼 먹었던 것입니다. 원래 골동(骨董)은 “오래되었거나 희귀한 옛날의 기구나 예술품”을 말합니다. 또 다른 뜻으로는 “여러 가..

막걸리

우리 선조는 술을 가리켜 “정신을 흐리멍덩하게 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만드는 물”이라는 뜻으로, ‘도깨비물’ 또는 ‘도깨비탕’이라고 불렀다. 지방에 따라 술을 ‘도깨비뜨물’이라고 하는 곳도 있다. 옛날에는 주로 막걸리를 마셨는데, 그 빛깔이 쌀을 씻어내 부옇게 된 뜨물과 닮았기 때문이다. ‘막걸리’는 ‘거칠다’는 뜻을 나타내는 접사 ‘막-’과, ‘거르다’에 ‘이’가 붙은 ‘걸리’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다. 막걸리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말 가운데 ‘막국수’가 있다. “겉껍질만 벗겨 낸 거친 메밀가루로 굵게 뽑아 만든 거무스름한 빛깔의 국수”를 막국수라 한다. 막걸리도 이처럼 “거칠게 걸러낸 것”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맑은술을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 짜낸 술이다. 알콜 성분이 청주보다 적으며 ..

(얼레빗 4125호) 사치한 밀국수, 이젠 흔한 음식 되어

한국문화편지 4125호 (2019년 07월 19일 발행) 사치한 밀국수, 이젠 흔한 음식 되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25][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조선 후기의 학자 정약용은 낱말풀이와 말밑(어원)을 적은 책 《아언각비(雅言覺非)》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맥설(밀가루)을 진말(眞末)이라고 부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