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사장 3

신안 자은도, 백길 해수욕장(07.28.)

신안 자은도에 있는 라마다호텔에 도착해 입실 절차를 끝내고 짐을 풀었다.호텔과 리조트가 함께 있는데 입실 확인을 리조트에서 통합으로 진행해 첫인상이 별로였다. 여름 휴가 성수기이고 주말인데 호텔 입실객에 대한 배려가 없는 듯해 아쉬웠다. 방은 4인 가족이 쉬기에는 충분하고 바다도 보여 좋았는데, 저녁 먹기 전에 들른 사우나는 호텔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저버리기에 충분함을 보여줬다. 투숙객 할인을 적용해 10,000원이었는데, 크기는 시골 동네 목욕탕을 방불케할 정도로 작았으며, 조그마한 냉,온탕이 한 개씩 있었으나, 그나마 워터파크와 함께 사용해 수영복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인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워터파크와 같이 사용하는 점을 감안했다면 사우나만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

우리말 탐구 - 습관이 무서워! 알면서도 쓰는 겹말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 ‘겹말’이라는 것이 있다. 겹말은 같은 뜻의 말이 겹쳐서 된 말을 뜻한다. 대부분의 겹말은 한자어나 외국어에 우리말을 덧붙인 표현을 습관적으로 쓰다가 굳어진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역전 앞’이 있다. ‘역전(驛前) 앞’은 ‘역의 앞쪽’을 뜻하는 ‘역전’에 ‘앞’이라는 단어가 붙어 ‘앞쪽’의 뜻이 두 번이나 나타나는 겹말이다. 현재 ‘역전’은 ‘역 앞’으로 순화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역전 앞’이라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죽 혁대’ 역시 ‘가죽으로 만든 띠’를 뜻하는 ‘혁대’와 재질인 ‘가죽’이 합쳐진 말로, ‘가죽’이라는 뜻이 중복된 겹말이다. ‘철교 다리’는 ‘철로 만든 다리’에 다시 ‘다리’를 더한 겹말이고, 거리 미관을 위해 길을 따라 줄지어 ..

대자리에서 방구부채를 부치다 – 기대승, 「하경」

대자리에서 방구부채를 부치다 – 기대승, 「하경」 대 평상에 자리 깔고 편한 대로 누웠더니 蒲席筠床隨意臥 쳐놓은 발 사이로 실바람이 솔솔 불어 虛鈴疎箔度微風 방구부채 살살 흔드니 바람 더욱 시원해 團圓更有生凉手 푹푹 찌는 더위도 오늘 밤엔 사라지네 頓覺炎蒸一夜空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의 「하경(夏景, 여름날 정경)」입니다. 옛 선비들의 여름나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에어컨 바람과 함께, 또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여름나기를 하지만 고봉은 그저 평상에 왕골대자리를 깔고 방구부채를 부칠 뿐입니다. 기대승은 어려서부터 독학하여 고전에 능통했습니다. 나이가 26세나 위인 퇴계 이황과 ‘사단칠정(四端七情)’을 주제로 8년 동안이나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후세 유학자들 가운데 이를 말하지 않은 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