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백관 5

(얼레빗 제4783호) 흥선대원군 관복의 ‘기린무늬 자수 흉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흥선대원군(1820∼1898)의 관복에 달았던 ‘기린무늬 자수 흉배’가 있습니다. 가로 21.5㎝, 세로 21㎝ 크기의 이 기린흉배는 구름무늬 비단 바탕에 약간 검은 빛이 도는 청색 단에 금실과 은실로 수를 놓았지요. 기린은 봉황, 거북이, 용과 함께 영험한 동물을 상징해왔습니다. 기린은 인(仁)을 존중하고 의(儀)를 지키는 명철한 동물로 어진 덕의 세상에 출현한다고 합니다. ▲ 국가민속문화재 , 국립중앙박물관 흉배는 조선시대 임금과 문무백관의 집무 중 입는 옷에 붙이는 것으로 품계에 따라 무늬를 달리하는데 자수의 섬세함과 다양한 무늬는 옷을 화려하게 꾸며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요. 《단종실록》 12권, 단종 2년 12월 10일 치 기록에 따르면 흉배의 무늬를 대군(大君)은 기린(麒麟)..

세자의 대리청정 (2)

3. 왕세자의 조참 왕세자의 대리청정 절목을 보면 왕세자가 처음 대리청정을 할 때 조참을 한다는 규정이 있다. ʻ조참ʼ이란 국왕과 신하가 만나는 조회의 하나인데, 매월 아일(衙日, 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에 거행하는 조회이다. 이와 구분하여 매일 거행하는 조회는 상참이라 한다. 조참은 조선시대에 가장 널리 행해진 조회이다. 국왕이 정기적으로 거행했던 조참을 왕세자가 거행한 것은, 왕세자가 정치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했음을 알리는 일종의 신고식이었다. 효명세자의 조참의식은 1827년(순조 27) 2월 18일에 중희당에서 거행되었다. 먼저 순조는 인정전에서 문무백관으로부터 대리청정을 축하하는 인사를 받고 효명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명령하는 반교문을 내렸다. 이는 대제학으로 있던 김이교가 ..

어제는 24절기 ‘청명’, 오늘은 명절 ‘한식’

어제는 24절기의 다섯 번째 청명(淸明)이고, 오늘은 예전 명절처럼 지냈던 한식(寒食)이다. 청명과 한식은 하루 차이이거나 같은 날이어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다. 이날 성묘(省墓)를 간다. 옛날에는 한 해에 네 번, 그러니까 봄에는 청명, 여름에는 중원 (中元,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에 성묘했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따르면 청명(淸明)에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쳤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 주는 데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

흥선대원군의 집무복, 단령

흥선대원군의 집무복, 단령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에는 중요민속문화재 제214호로 지정된 흥선대원군이 입던 자적(紫赤) 단령(團領)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단령’은 조선 말기까지 모든 관원이 평상시에 입던 집무복입니다. 보통 관원의 집무복은 단령과 함께 사모(紗帽), 띠(帶), 화(靴)로 구성되지요. 흥선대원군의 단령은 겉감은 자주색으로 둥근 깃이고, 안감은 붉은색으로 곧은 깃이며, 넓은 동정이 달려있습니다. 소매가 넓고 고름은 붉은색과 자주색을 쌍으로 겹쳐 달아서 모두 4개가 양옆에 달려 있지요. 단령의 가슴 부분에는 기린(麒麟) 흉배가 달렸는데, 조선시대 기본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 「의장(儀章)」조에서 기린 흉배는 대군이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흉배는 흑색 공단에 금실로 정교하게..

(얼레빗 4283호) 조선시대 피해가 컸던 돌림병 대처법

"얼음이 얼어붙는 추운 날에 거동하면 몸을 상하게 할 염려가 이미 적지 않고, 더군다나 지금은 전염병이 갈수록 심해지니, 모시고 따라가는 문무백관들이 모두 재소(齋所, 제사 지내는 곳)에서 밤을 지낼 수가 없고, 빽빽하게 따르는 군졸들 또한 어찌 모두가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