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장지화 조선 궁궐의 전각은 기둥으로 칸을 나누고, 기둥 사이를 벽과 창호로 메워 방[室]을 만드는 가변적 공간이다. 방을 만들 때 벽과 천장에 문틀을 고정시킨 다음 칸막이처럼 다는 문을 장지[障子]라고 한다.14) 장지문은 설치, 분리가 가능하긴 하나 병풍과 달리 벽체에 고정되어 이동이 어렵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일월오봉도 창호>와 같이 4조가 한 세트로 미닫이 형태를 띤 창호 장지문은 아마도 국왕의 침전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침전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아홉 칸으로 나뉘어 정중앙 부분을 왕이나 왕비의 침실로 삼고, 그 주변 여덟 칸에서는 침전에서 일을 하는 나인들이 잠을 청했다. 아홉 칸의 정중앙부에 방을 만들기 위해서는 4면에 세워질 칸막이가 필요하다. 그 때문인지 현존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