밎춤법 4

이렇게 소리 내고 저렇게 쓰는 말들

말을 할 때는 못 느끼다가도 막상 글로 옮겨 적을 때에는 표기가 헛갈렸던 경험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령, ‘사귀다’라는 말을 ‘사귀어’, ‘사귀었다’처럼 표현할 때 현실적으로 [사겨], [사겼다]로 줄여서 말하고 있지만, 이러한 준말을 옮겨 적을 방법이 없다. 한글에는 ‘위’와 ‘어’ 소리를 합친 모음자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겨], [사겼다]로 소리 내고 ‘사귀어’, ‘사귀었다’로 적는다. 달궈진 프라이팬이나 뜨거운 그릇을 모르고 만졌을 때, “앗 뜨거!” 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짧은 비명을 글로 옮겨 적을 때에는 “앗 뜨거!”라고 적으면 안 된다. ‘뜨겁다’는 ‘뜨거워’, ‘뜨거우니’, ‘뜨거워서’ 들처럼 어미변화가 일어나는 말이므로, 이때에는 “앗 뜨거워!”..

읽기 좋은 글, 듣기 좋은 말 - 눈으로 하는 언어생활

옆 차선에서 나란히 달리는 버스의 옆면에 큼지막하게 써진 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사랑…. 해 보셨습니까?” 새로 나온 영화를 홍보하는 문구 같다. 단순한 의미인데, 스치는 찰나에도 보는 이에게 여운을 남긴다. 그저 묻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슴 아픈 사랑을 곁에 앉아 전해 듣는 기분이라 할까? ‘광고주의 성공은 소비자의 실패’란 말을 알면서도 글에다가 큰따옴표까지 써 가며 전하는 메시지에 모든 경계를 풀어 버렸다. 문장 부호의 힘을 그렇게 크게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다. 문장 부호를 잘못 쓰거나 안 써서 문제가 생긴 경험이 있는가? 영어 받아쓰기를 처음 할 때 겪은 일이다. 문장 끝에 마침표를 안 찍어서 애써 외워 쓴 10문제에서 0점을 받았다. 소릿값도 없는 마침표가 점수를 결정하다니! 그렇지만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