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4

하루를 어떻게 나누어 부를까?

갑오년 새해가 큰 추위 없이 환하게 밝았다. 이맘때가 한 해의 첫머리라면, 하루의 첫머리는 새벽이다. ‘새벽’은 “막 먼동이 트려고 하는, 날이 밝을 무렵”을 가리키는 말이다. 새벽을 또 나누어, 아주 이른 새벽은 ‘꼭두새벽’이라 하고, 아직 어스레한 새벽은 ‘어둑새벽’이나 ‘어슴새벽’이라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정이 지나 아침이 되기 전까지를 그냥 새벽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새벽 1시’, ‘새벽 2시’라고 보도하는데 이것은 합리적인 표현이라 볼 수 없다. 이때는 ‘낮 1시, 낮 2시’와 대비하여 ‘밤 1시, 밤 2시’로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현대인에게 오전 1시는 아무래도 새벽이라기보다는 밤이라고 하는 게 어울린다. 하루는 크게 낮과 밤으로 나눌 수 있다. 해가 뜰 때..

사전 두 배로 즐기기 - 사회가 변하면 말이 변하고,말이 변하면 사전이 변한다

상반기에 있었던 지방 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에 출제된 국어 문제 하나를 놓고 인터넷에서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 바로 다음 문제다. 출제자는 정답을 1번이라고 발표했는데, 여기에 대한 반박 글이 쏟아졌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반나절‘의 뜻풀이로 ‘하루 낮의 반’도 올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하룻낮의 반’이라는 두 번째 의미가 2008년 사전이 개정되면서 추가된 풀이이기 때문이다. 1999년 “표준국어대사전”을 책자로 발간한 당시에는 ‘한나절의 반’이라는 의미만 있었는데, 이후 개정하면서 풀이가 추가된 것을 출제자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결국 해당 문제에 대한 논란은 전원 정답 처리로 마무리되었다. ▲ 1999년 “표준국어대사전” ▲ 2008년 “표준국어대사전” ..

제3장 어휘 선택의 변화에 따른 표준어 규정 제4절 단수 표준어 제25항 (1)

제17항과 같은 취지로 단수 표준어를 규정한 것이다. 즉,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이 국어를 풍부하게 하기보다는 혼란을 야기한다는 판단에서 어느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제17항이 발음 변화에 초점을 맞춘 데 비해, 이 조항은 어휘의 기원형이 서로 다른 경우에 초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