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타는 것이 이리 즐거울 줄이야 – 양팽손, 「우음」 소 타는 것이 이리 즐거울 줄은 몰랐는데 不識騎牛好 나 다닐 말이 없는 까닭에 이제야 알았네 今因無馬知 해거름 저녁 무렵 풀 향기 가득한 들길 夕陽芳草路 나른한 봄날 저무는 해도 함께 느릿느릿 春日共遲遲 조선 중기의 문신 학포(學圃) 양팽손(梁彭孫)이 지은 「우음(偶吟, 그냥 한번 읊어보다)」이라는 한시입니다. 관직에서 물러나 낙향한 뒤 유유자적한 모습을 묘사한 전원시지요. 저 멀리 마을에서는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땅거미를 타고 풀 향기가 솔솔 올라오는 들길을 소를 타고 가로지르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신선도 같은 느낌을 줍니다. 양팽손은 조광조(趙光祖) 등과 함께 1510년 생원시에 합격했습니다. 1519년 교리(校理) 자리에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