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4

(얼레빗 제4836호) 왕골로 다양한 살림도구 만드는 장인, 완초장

지난 5월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완초장 보유자 이상재 선생이 세상을 떴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완초장은 논 또는 습지에서 자라는 1, 2년생 풀인 왕골로 살림살이에 쓰는 도구들을 만드는 장인을 말합니다. ‘왕골’은 키가 60~200cm에 이르는 풀로 용수초(龍鬚草), 현완(懸莞), 석룡초(石龍草)라고도 부릅니다. 왕골제품으로는 자리, 돗자리, 방석, 송동이(손바구니), 합(밥그릇) 따위가 있지요. ▲ 왕골로 만든 합,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태종실록》에 보면 관청에서 수요를 빙자하여 민간에게 공납을 강요하는 몇 가지 품목 가운데 왕골도 포함된 것으로 미루어 조선시대에도 왕골은 매우 귀한 물건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만화석(滿花席), 만화방석(滿花方席), 만화각색석(滿花各色席), 용문석(龍文席..

재미있는 우리 속담 - 장 단 집에 가도 말 단 집엔 가지 마라

엊그제 집에 돌아가는 길에 구수한 냄새가 제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어느 집에선가 메주를 쑤는구나 생각하니 갑자기 속이 뜨거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아련하게 그리워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추억을 불러오는 데 후각만큼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또 있을까요? 바람결에 살짝 코끝을 스치는 흐릿한 냄새 하나만으로도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 두었던 기억까지 단 한 번에 ‘훅’ 하고 올라오곤 합니다. 식구가 많았던 어린 시절엔 이때쯤 온 가족이 달려들어 메주를 만들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일손을 거들었던 것 같습니다. 절구에 삶을 콩을 찧고 제 손으로 직접 메주를 빚어 나르던 장면이 어제 일처럼 떠오릅니다. 메주를 빚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 고추장을 만들곤 했지요. 간장과 된..

7월 22일 - 논두렁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 했으면 싶습니다

“全州(전주)여자의 요리하는 법은 참으로 칭찬할 만하다. 맛도 맛이어니와 床(상)배 보는 것이라던지 만드는 번때라던지 서울여자는 갓다가 눈물을 흘리고 潮南線(호남선) 급행선을 타고 도망질 할 것이다.” ≪별건곤(別乾坤)≫ 16호에 있는 “팔도여자 살림살이 평판기(八道女子 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