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7월 22일 - 논두렁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 했으면 싶습니다

튼씩이 2018. 7. 22. 19:57

“全州(전주)여자의 요리하는 법은 참으로 칭찬할 만하다. 맛도 맛이어니와 床(상)배 보는 것이라던지 만드는 번때라던지 서울여자는 갓다가 눈물을 흘리고 潮南線(호남선) 급행선을 타고 도망질 할 것이다.”


 

≪별건곤(別乾坤)≫ 16호에 있는 “팔도여자 살림살이 평판기(八道女子 살님사리評判記)” 일부입니다. 음식에 관한 한 서울 여자가 전주여자를 보면 눈물을 흘리고 호남선 급행열차를 타고 도망질할 것이라며 재미있게 표현해 놓았습니다.

 

<팔도여자 살림살이 평판기>에는 경기도 여자부터 시작해 각도 여성들의 특징을 이야기합니다. 그 특징들을 살펴보면 경기도 여자는 “침공(針工)” 곧 바느질을 잘한다고 했으며, 강원도 여자는 나물을 잘한다고 했고, 황해도 여자는 장사를 잘한다고 하지요. 또 경상도 여자는 길쌈을 잘하고, 전라도 여자는 음식을 잘하며, 평안도 여자는 농사를 잘 짓고, 함경도 여자는 시장을 잘 본다고 평가합니다. 무더운 여름 억척이처럼 농사도 잘 짓고 각종 나물을 맛나게 무쳐 새참으로 이고 나온다면 100점짜리 여자겠지요?

 

특히, 충청도 여자는 특색이 없는 것이 특색인데 황간 영동의 여자들은 연시감을 많이 먹어서 두 볼이 퉁퉁하고 온양여자는 온천욕을 많이 하여 살결이 보드랍고 서산여자는 어리굴젓을 많이 먹어 입살이 붉다고 말합니다. 다만, 이 특징은 살림살이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것으로 웃자고 하는 이야기라고 하지요. 그 시대의 잡지는 이렇게 그 시대의 풍속과 생활상을 잘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