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리꽃 3

(얼레빗 제4739호) 내일은 처서, 살사리꽃이 한창일 때

내일 화요일은 24절기의 열넷째인 처서(處暑)입니다. 이제 우리를 힘들게 했던 불볕더위도 처분하고 가을을 재촉하는 건들바람이 부는 때지요. 이즈음 옛사람들의 세시풍속 가운데 가장 큰 일은 ‘포쇄(曝曬)’라고 해서 뭔가를 바람이나 햇볕에 말렸습니다. 부인들은 여름 장마에 눅눅해진 옷을 말리고, 선비들은 책을 말렸는데 책을 말리는 방법은 우선 바람을 쐬고(거풍, 擧風), 아직 남은 땡볕으로 말리며(포쇄)하며, 그늘에 말리기도(음건, 陰乾) 합니다. ▲ 처서 때가 되면 부인들은 옷을, 선비들은 책을 말렸다.(그림 이무성 작가) 처서 무렵 우리에게 익숙한 꽃은 한해살이풀 코스모스인데 토박이말로는 ‘살사리꽃’이라 부르지요. 코스모스는 멕시코가 원산지로 1910년 무렵 건너왔다고 하며,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토박이말 살리기]온가을달(9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낮에는 더위가 이어지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철이 되었습니다. 지난달이 가을로 들어서는 ‘들가을(입추)’이 있는 달이라 ‘들가을달’이라고 했었는데 이달은 온 누리에 가을이 들어차는 ‘온가을’이 있는 달이라 ‘온가을달’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맑은 날이면 쪽빛 하늘에 풍덩 빠질 것 같다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짙어지는 하늘빛만큼 푸나무 잎도 조금씩 갖가지 빛깔로 물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잠자리에 들 때는 바람틀을 돌려놓거나 이불을 안 덮고 자다가 새벽에는 이불을 끌어 당겨 덮는 사람도 있게 되지요. 이 무렵 부는 건들바람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가을장마’라고 하는 말은 자주 듣고 쓰지만, 이렇게 건들바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