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감기법 6

(얼레빗 제5035호) 맑은 물을 담아두는 ‘물가풍경무늬 정병’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국보 ‘청동 은입사 물가풍경무늬 정병‘이 있습니다. 정병은 맑은 물을 담아두는 병으로, 원래 승려가 지녀야 할 열여덟 가지 물건 가운데 하나였으나 점차 불전에 바치는 깨끗한 물을 담는 그릇으로 쓰였습니다. 또 불교의식을 할 때 쇄수게(灑水偈, 관음보살을 찬탄하는 소리)를 행하면서 의식을 이끄는 승려가 솔가지로 감로수를 뿌림으로써 모든 마귀와 번뇌를 물리치도록 할 때 쓰이기도 합니다. ▲ 고려시대인 12세기에 만들어진 국보 ’청동 은입사 물가풍경무늬 정병‘, 높이 37.5 cm 정병은 주로 물가의 풍경을 담아냈는데, 언덕 위로 길게 늘어진 버드나무 또는 물 위로 노를 저어가는 어부와 낚시꾼 등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합니다. 이 모든 풍광이 표면에 홈을 파서 은선을 두드려 박는 은..

청자 상감 모란무늬 은테 대접, <금구자기>

아가리(구연부, 口緣部)에 은(銀)으로 테두리를 두른 매우 희귀한 금구자기입니다. 안쪽에는 돋을새김(양인각, 陽印刻), 바깥쪽에는 상감기법(象嵌技法)을 사용하였습니다. 안쪽 중앙에는 밑바닥에 둥그런 원을 새기고 그 안에 꽃을 조각하였지요. 안쪽 옆에는 연당초문(蓮唐草文)을, 입 부분에는 당초문대를 돋을새김하였고 바깥쪽 옆면 세 곳에는 모란을 상감하였습니다. 굽은 다리 굽으로 굽 안 바닥 세 곳에 규석 받침이 있습니다. 안쪽에는 연당초문을 돋을새김하고 바깥쪽에는 모란을 상감하여 안팎에 서로 다른 기법으로 무늬를 새겼는데, 이와 같은 무늬 새기는 방법은 한 면에만 상감기법이 소극적으로 사용되던 시기의 순청자와 상감청자의 혼합 양식을 보여줍니다. ▲ 청자 상감 모란무늬 은테 대접, 고려, 높이 7.9㎝, 지름..

고려시대 은입사청동정병의 아름다움

▲ 청동정병 전체 모습 ▲ 정병의 몸통 모습 ▲ 몸통을 뺀 나머지 모습 ▲ 길쭉한 뚜껑 모양 ▲ 병뚜껑 부분의 풀줄기 무늬 상세 , 청동뚜껑 위에 은으로 만든 풀잎 무늬를 덧씌웠다. ▲ 물가의 버드나무 무늬, 몸통에 새겨진 무늬는 청동몸통에 오목새김(음각)으로 판 뒤, 새김 부분에 은실을 넣어서 두들겨서 그린 그림이다. ▲ 물가 풍경과 물위의 어부 ▲ 한가로운 물가 풍경, 물새ㆍ구름ㆍ갈대ㆍ물오리 등이 새겨져 있다. 물이 나오는 주둥이에는 은으로 뚜껑을 별도로 만들어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였다. ▲ 물가에 버드나무를 중심으로 물새들이 날고 있고, 하늘에는 구름이 떠있다. ▲ 갈대가 있는 물가 풍경 위 작품은 국보로 지정된 청동정병으로 절에서 매우 귀하게 사용했던 주전자다. 이 정병은 기본적인 형태는 목..

(얼레빗 제4718호) 포도와 동자 무늬가 새겨진 청자 매병

지난 1월 30일 한국방송(KBS) 프로그램에는 “청자 상감포도동자문 매병”이 출품되었습니다. 이 매병은 청자인데 우리 미술을 처음으로 학문화한 학자로서 높이 평가된 고유섭 선생은 “청자는 고려인의 푸른 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청자의 비색(翡色)은 가마를 막고 산소공급을 차단하면서 생긴 환원염 불꽃으로 구워야 나오는 비취색으로, 철분 함량이 높으면 어두운 녹색, 낮으면 맑은 비취색이 된다고 하지요. ▲ 에 출품된 “청자 포도동자문 매병”, KBS 이날 출품된 청자는 전성기 때인 12세기 중엽부터 13세기에 빚은 것으로 추정되며, 어깨가 풍만하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몸체가 좁아지는 모양새의 매병입니다. 그리고 이 매병은 몸체 전면에 덩굴진 포도잎과 열매를 백색 상감기법으로 장식하였습니다. 특히 이 ..

궁중화원의 그림 솜씨, 백자 철화 매죽무늬 항아리

궁중화원의 그림 솜씨, 백자 철화 매죽무늬 항아리 고려시대 우리 겨레는 찬란한 청자문화를 꽃피웠습니다. 그러다 조선시대 들어 청자 대신 백자가 유행했습니다. 고려는 불교와 귀족의 나라로 사후세계의 구원에 관심이 많았기에 환상적이며, 불교적인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상감기법을 이용한 많은 무늬와 화려한 색깔의 청자가 발달했지요. 반면 조선은 성리학이 중심이 된 나라로 현실적, 합리적, 실용적인 사고방식이 지배했습니다. 그래서 그릇으로서 도자기는 무늬, 색깔보다는 견고하고 기능적인 것을 선호한 탓에 백자가 발달했습니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는 두 나라의 철학적 배경이 만들어낸 것이지요. 초기의 조선백자 가운데 국보 제166호 ‘백자 철화 매죽무늬 항아리’가 눈에 띕니다. 높이 41.3cm, 입지름 ..

연꽃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청자 주전자

연꽃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청자 주전자 지난 2013년 2월 12일 미국 브루클린 박물관의 수장고에서 조선시대 임금과 장군을 것으로 보이는 투구가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 고려청자의 걸작품인 ‘청자 연꽃 모양 주전자’도 함께 공개되었지요. 이 청자 연꽃 모양 주전자는 몸체와 뚜껑이 모두 연꽃으로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또 뚜껑 손잡이는 아직 피지 않은 연꽃 봉오리를 표현했지요. 그 옆에는 백토로 나비를 만들어 붙여서 마치 나비가 연꽃에 앉은 듯합니다. 손잡이와 굽 부분은 대나무무늬를 형상하여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 주전자 제작기법은 주로 돋을새김(양각)과 오목새김(음각)으로, 상감기법을 쓰지 않은 것으로 보아 12세기 중반 무렵에 빚은 것 같습니다. 브루클린 박물관은 미국 7대 미술관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