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32

(얼레빗 제5009호) ‘말로만 한글 사랑’, 우리말을 쓰는 노력을

오늘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578돌, 창제한 지는 581돌이 되는 날입니다. 한글은 세종이 천지자연의 소리 이치를 그대로 담아 창제한 글자요 예술이요 과학임은 이제 세계가 압니다. 더더욱 훈민정음은 한문에 능통하고 절대군주였던 세종의 크나큰 백성사랑이 돋보이는 글자입니다. 그런데 오늘 문화체육관광부 누리집을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글날 여기저기서 행사를 하고 그걸 문화부가 장려하면 무얼 합니까? 한글과 우리말 주무부서인 문화부 누리집에 첫 화면에 을 어긴 인스타그램 꼭지가 버젓이 등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선 ‘EVENT’라는 영어가 쓰였고, 한글로 썼지만 ‘로컬’, ‘굿즈‘ 같은 영어도 보이니 말입니다. 문화부가 그러니 중소벤처기업부는 ’화이팅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글로벌..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45,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한글’과 ‘우리말’

‘한글’과 ‘우리말’은 누구나 흔히 쓰는 낱말이고 헷갈릴 수 없도록 뜻이 또렷한 낱말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헷갈려 쓰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째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이 또한 국어사전들이 풀이를 헷갈리게 해 놓아서 그런지부터 살펴보자. 1) · 한글 : 우리나라 글자의 이름. 훈민정음 28 낱자 가운데 현대 말에 쓰이는 24 낱소리글자.· 우리-말 : 우리나라 사람의 말. 곧 한국말. 2) · 한글 : 큰 글 또는 바른 글이라는 뜻으로, 조선인민의 고유한 민족글자 ‘훈민정음’을 달리 이르는 말. 20세기 초 우리나라에서 국문운동이 벌어지는 과정에 주시경을 비롯한 국어학자들이 정음의 뜻을 고유어로 풀어서 붙인 이름이다. 1927년에 잡지 《한글》이 나오면서 점차 사회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 우리말 : 올..

세종대왕 말고 누구?

한글은 과학성과 독창성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자 체계이다. '한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누구인가? 많은 사람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세종대왕 외에는 또 누가 있을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뿐만 아니라 한글의 연구와 보급에 기여한 수많은 인물의 노력이 깃들어있다.    자음과 모음에 이름을 부여하다, '최세진’ 훈민정음이 창제된 당시에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부르는 표준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다. ‘훈민정음 해례본’에 한글 기본 글자의 이름이 나오지 않은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름이 없던 기본 글자들에 현재 통용되는 ‘자음’과 ‘모음’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사람이 바로 조선의 학자이자 동시통역가였던 최세진..

(얼레빗 제4864호) ‘원산대호’라고 외쳐야 알아듣는 사람 없다

“옛날 어느 마을에 문자 쓰기를 몹시 좋아하는 선비가 살았다. 어느 날 처가에 가서 자는데 밤중에 범이 와서 장인을 물어 갔다. 집안에 사람이라고는 장모와 내외뿐인 터라, 어쩔 수 없이 선비가 지붕에 올라가 소리쳐 마을 사람을 불러 모았다. ‘원산대호가 근산 래하야 오지장인을 칙거 남산 식하니 지총지자는 지총 래하고 지창지자는 지창 래하소! 속래 속래요!’ 이렇게 고함을 질렀다. 뜻인즉 이렇지만 알아들을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누가 총이며 창을 들고 뛰어나올 것인가?“ 윗글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과 우리말대학원장을 지낸 고 김수업 선생의 《우리말 사랑 이야기 “말꽃타령”》에 나오는 글입니다. 글깨나 배웠다고 어려운 한자말로 소리쳤는데, 아무도 뛰어오는 사람이 없는 건 당연하지요. 오늘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24, 자음ㆍ모음 20개면 어떤 소리도 표기할 수 있어

모음의 기본은 천지인 모음(홀소리)의 기본은 천지인(天地人) 곧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입니다. 하늘은 둥근데 이것을 글자로 표현하기 위해 최대한 작게 하여 둥근 점으로 보입니다. 이 점을 흔히 ‘아래 아’ 라 부르지만, 최근에는 ‘하늘 아’로 부르기도 합니다. 하늘‘아’라 하지만 참 발음은 ‘아’가 아닙니다. ‘하늘 아’의 참 발음 ‘하늘 아’의 참 발음은 무엇일까요? 하늘 아는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로써 갓난아이가 말을 배우기 전에 내는 소리로 세종대왕은 이 소리를 모든 모음의 기본이라 했습니다. 우리는 요사이 이 발음을 쓰지 않아 잘 모르고 삽니다. 입에 힘을 하나도 주지 말고 조금 벌린 채 ‘어’하고 발음해 보십시오. 그것은 ‘아’도 아니고 ‘어’도 아니고 ‘오’도 아니죠. 미국 사람들이 사람에 따..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23, 시각장애인 55분 만에 한글을 깨우치다

“시각장애인이 쓰면 세계가 쓴다” 전번 이야기에서 ‘한글20’을 전 세계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글자로 만들자고 했습니다. 모든 나라에서 자기네 점자 대신 ‘한글20’을 사용하게 되면 당연히 그 나라 일반인도 따라 배우게 될 것이며 ‘한글20’은 전 세계 공통의 보조적인 문자로 발전할 것입니다. 이는 놀랄 일도 아닙니다. 인간의 말은 모두 소리로 표현되는데 세종대왕은 그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글자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녹음기처럼 어떤 소리나 표현하므로 언어에 상관없이 그 발음을 한글로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글쓴이가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이들은 자기 언어의 문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몰라 한글을 선입견 없이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6, 이해하기 어려운 《훈민정음》 해례 서문

《훈민정음》 해례의 서문은 세종대왕이 직접 쓰신 글이라 합니다. 그 첫 문장 “國之語音 異乎中國 與文字不相通”은 언해본에 “나랏 말쌈이 중국에 달아 문자와로 서로 사맛지 아니할 쌔”로 뒤펴(번역) 있습니다. 이는 600년 전 말이니 현대어로 옮기면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로는 서로 통하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나랏 말쌈이 중국에 달아 문자와로 서로 사맛지 아니할 쌔”라고 된 《훈민정음》 해례의 서문 김슬옹 교수는 그의 책 《세종대왕과 훈민정음학(2010, 지식산업사)》에서 지금까지 발표된 30여 편의 논문과 책은 서문을 구절별로 나누어 비교 분석하였는데 이 부분의 해석은 모두 비슷하며 교과서에도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말과 달라서 한자로는 서로 잘 통하지 못하므로’로 되어 있..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5, 훈민정음의 창제 배경

세종대왕은 그야말로 하늘이 낸 사람이었습니다. 세종임금 때의 일을 기록한 《세종실록》의 분량은 전체 조선왕조실록의 10분의 1을 차지하며 현재 400쪽짜리 40권으로 번역되어 있다고 하니 세종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많은 업적 가운데 훈민정음 창제는 다른 모든 일을 합한 것보다 더 크고 더 중요했다는 것이 역사가들의 해석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온갖 환난을 이기고 세계 유수의 부강한 나라로 발전한 것은 세종대왕이 닦아 놓은 기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글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이끌어갈 원동력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같이 위대한 훈민정음의 창제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요? 전번 네 번째 이야기에서 우리 조상들이 1만여 년 전부터 한반도에서 살면..

한글이 우수한 열두 가지 까닭

한글은 어떤 점이 우수할까? 일상에서 늘 쓰는 한글이지만, 한국인이라도 막상 이 질문을 받으면 서너 개도 말하기 어렵다. 배우기 쉽고 소리내기도 쉬운데, ‘뭔가 머리로는 아는데 말로 설명이 안 되는’ 느낌이다. 이 책, 《한글이 우수할 수밖에 없는 열두 가지 이유》를 보고 나면 그 까닭을 열두 개나 말할 수 있게 된다. 한글의 우수함을 어린이들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가가 정성스럽게 만든 이 그림책은, 우수한 것은 알지만 왜 우수한지 선뜻 말하지 못했던 어른들에게도 꽤 유용한 책이다. ▲ 《한글이 우수할 수밖에 없는 열두 가지 이유》, 노은주 글ㆍ그림, 단비어린이 한글이 우수한 까닭은 첫째, 세종 대왕이 만든 글자다.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만든 우리 글자, 그것이 바로 한글이..

(얼레빗 제4777호) 대통령이 ‘보그체’ 쓰면 어쩌자는 것입니까

지난 12월 22일 뉴스를 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거버먼트 인게이지먼트가 바로 레귤레이션이다. 마켓에 대해서 정부는 어떻게 레귤레이션 할 거냐, 마켓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그 마켓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영어를 사랑하는 것을 넘어 영어 사대주의는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사실 윤 대통령의 영어 사랑에 관한 기사는 전에도 자주 눈에 띄었지요. 지난 6월 11 오마이뉴스에는 “내셔널 파크'라고 하면 멋있다고? 윤석열의 영어 사대주의”, 6월 28일 치 경남도민일보에는 “'열등감 보상'에서 발현된 윤석열의 영어사랑”, 또 7월 22일 오마이뉴스엔 “윤석열 대통령의 지극한 '영어 사랑'... 이쯤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