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형 3

지금 우린 번역체를 쓰고 있다

우리의 일상엔 수많은 번역체가 숨어있다. 번역체는 영어나 일본어 등 외국어를 직역하면서 생기기 쉬운 이질적인 문장을 뜻한다. 예를 들어 ‘수많은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 나는 전형적인 선생들 중 하나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런 문장은 얼핏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한글로 쓰여서 읽을 수 있고, 무슨 뜻인지 알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문장처럼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히지도 않는다. 이런 번역체를 잘 구별하기 힘든 이유는, 외국어 문학이 번역되고 널리 읽히면서 독자들이 번역체를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번역체를 고치기 위해서는, 어떤 말이 번역체인지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국어와 외국어의 차이를 알아보고,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자주 쓰는 번역체를 몇 가지 알아보자. ‘..

그들만의 언어, '보그체'

여름옷을 장만하기 위해 누리집을 둘러보던 중, 이러한 문구를 발견했다. ‘이번 썸머 시즌 어반 컨템포러리 보헤미안을 위한 머스트 해브 아이템’. 외국어 범벅인 이 문장을 머릿속으로 두어 번 곱씹고 나서야 간신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이러한 표현은 오늘날 의류 매장이나 누리집을 둘러보면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종류를 가릴 것 없이 상품명이나 제품 설명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외국어가 가득하다. 이러한 문체를 ‘보그체’라고 부른다. 이 현상을 빚어낸 외국 잡지사 ‘보그(VOGUE)’의 이름을 딴 것이다. ‘보그체’란 의류업계에서 주로 쓰는 문체를 일컫는 용어로, 문장에 쓰는 단어 대부분을 영어나 외국어로 대체하고 조사만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색깔을 영어로 표기하는 것은 기본이다. 블..

'초대'의 마법

'초대'의 마법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빠른 방법이 '초대'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나의 초대를 수락해 줄 때 함께 마법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초대를 했을 때 상대방이 "예스"라고 말하는 순간 그들은 참여를 약속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가 그들의 참여를 부탁하는 수동형에서 그들 스스로가 참여하겠다는 능동형으로 맥락이 바뀐다. - 존 리비의《당신을 초대합니다》중에서 - * 언제나 먼저 말을 건네고, 초대하고, 요청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용기 내어 초대하고 요청하는 순간 너무나 쉽게 "예스"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던 경우도 '생각보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초대하고, 함께 노력하면 어떤 문제도 한결 쉬워짐을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