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화어 11

“저는 커서 ‘커피전문가’ ‘패션연출가’가 되고 싶어요”

“나중에 어른이 돼서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니?”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자신의 꿈을 정확하게 그리지 못한 채 영어와 수학, 그리고 내신 성적 올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게 지금의 현실이다. 자신의 미래를 분명하게 설계하기 위해서는 막연하게 공부에만 열중하기보다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적성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 (중략) ‘사칙연산 수학자’에서 사칙연산이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을 이용하여 하는 셈’을 말한다. ‘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을 수학자라고 하는 만큼 중복 표현이므로 사칙연산을 붙이지 않아도 좋았을 것 같다. ‘도전 마에스트로’의 경우 마에스트로는 본디 음악의 거장, 대가에게 붙이는 이름으로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맛의 말, 말의 맛 - 우동과 짬뽕의 회유 “우짬짜 중에 골라. 난 짜장으로 할래.”

중국 음식점에서 흔히 하는 말로 한번 ‘쏘겠다’고 한 이가 주문 첫머리에 이렇게 말을 하면 모두들 김이 샌다. 우동, 짬뽕, 짜장면이 중국 음식점의 대표적인 메뉴이기는 하지만 가장 값이 싼 ‘면류’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탕수육, 깐풍기, 양장피 등의 ‘요리’ 한두 개는 주문해야 제대로 대접을 하는 것일 텐데 ‘물주’가 이렇게 먼저 말을 하고 나면 선택의 폭이 줄어든다. 중국 음식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식이지만 홀대를 받기도 하는 이 ‘우짬짜’는 우리말을 다루는 사람들을 지극히 괴롭혔던 음식이기도 하다. 시중의 ‘짜장면’과 규범 속의 ‘자장면’의 긴 싸움은 둘 다 인정하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우동’과 ‘짬뽕’은 표기는 물론 국적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동은 어느 나라 음식인가? 옛날 사람들은 우..

‘아웃바운드’ 대신 ‘국외여행’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많은 사람의 관심이 최근 여행과 관광에 몰리고 있다. 인터넷에서 여행 관련 기사를 검색해본 사람이라면 ‘SIT’라는 용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SIT’가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알 수 없어서 그 뜻을 찾아보았더니 ‘Special Interest Tourism'을 줄여 부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즉 관심 분야에 적합한 여행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고유한 체험 활동을 하는 특수한 목적을 지닌 관광이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특수 목적 관광’이다. ‘SIT’라는 용어를 앞세우고 그 뒤에 ‘특수 목적 관광’이라는 표현을 덧붙인 기사문도 보인다. 그러나 애초에 ‘SIT’ 대신 ‘특수 목적 관광’이라고 쓸 수는 없는 것일까? 2005년에 제정된 국어기본법에서는 공문서 쉽게 쓰기 ..

전기 용어, 위험한 말에서 안전한 말로

외래 용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작업은 외래 용어들을 국어 어휘 체계 내에 온전히 정착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물론 외래 용어를 소리 나는 대로 읽은 것이 그대로 차용되어 자연스럽게 국어 어휘 체계에 정착되기도 하지만, 외래 용어 등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언어 사용자가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의미만을 차용하여 국어의 재료로 새 단어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한자어, 전문용어를 조사하고 쉬운 용어로 개선하는 ‘정부 공공기관 대상 어려운 전문용어 개선 지원 사업’은 이러한 맥락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어려운 전문 언어 사용으로 발생되는 정보 불평등과, 시간, 비용 등의 사회 경제적 손실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영남대학교 ..

영화 ‘싱크홀’의 제목이 ‘땅꺼짐’이었다면?

외래어나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꾸자는 주장에 외래어나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꾸면 원래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는 일을 흔히 접하곤 한다. 그러나 ‘텔레비전’과 ‘전화’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전화’도 우리 고유어는 아닐 뿐만 아니라 근대 문물의 수용 과정에서 우리의 주체성이 발현된 경우도 아니므로 적당한 예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텔레폰’이 아니어서 그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를 보면 외래어나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순화 작업(순화 작업의 결과물인 ‘순화어’를 더 쉽게 ‘다듬은 말’이라고 하기도 한다. 즉 ‘다듬은 말’은 ‘순화어’를 ‘다듬은’ 말이기도 하다.)은 순화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말을 ..

도로 분야 순화어 교육자료 - 한국도로공사 <우리길 우리말>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한글문화연대와 함께 도로 분야의 전문용어를 순화하여 표준화했습니다. 순화가 필요한 용어는 ①관행적으로 쓰던 불필요한 외국어와 ②어려운 전문용어, ③일본식 한자표현에 초점을 두고 선정하였습니다. 먼저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의 최근 3년간 보도자료 분석 결과와 국민 공모전, 건설 현장의 의견을 모아 국민에게 자주 노출되는 246개 도로 용어를 발굴했습니다. 이후 국립국어원, 대한토목학회, 한국도로협회, 한글문화연대 등 유관기관 간담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심의회를 거쳐 58개 전문용어를 순화하였습니다. 2021년 10월 8일에 도로 순화어 행정규칙을 고시합니다. 도로 분야 용어를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건설 현장에 만연한 일본어투 표현을 표준화된 용어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