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3

푸앙이? 누리울림? 중앙대학교 곳곳에 숨어있는 순우리말

온새미로, 시나브로, 달보드레... 학교 동아리 이름에서, 재밌게 읽은 소설 제목에서, 또는 가게 간판에서 많이 봤을 법한 순우리말 단어이다. 순우리말은 우리말 중에서 고유어만을 이르는 말로 단체의 이름을 정하거나 사람의 이름을 지을 때 그 의미가 예쁘고 소리가 듣기 좋아 많이 쓰인다. 최근에는 ’가온마을‘ 같은 마을 이름부터 ’ 나래교‘, ’아람찬교’ 같은 각종 다리의 이름까지 쓰는 곳이 많아졌다. 국가 기관, 스포츠 단체, 대학교 등에서 순우리말 사용이 늘어난 것처럼 중앙대학교에도 순우리말을 사용한 이름들이 많다. 어느 학교에나 순우리말을 사용한 동아리 이름은 있지만, 중앙대학교 동아리는 순우리말의 쓰임이 활발한 편이다. 수화봉 사 동아리 ‘손짓사랑’부터 민중가요 동아리 ‘누리울림’, 극예술 동아리 ..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 정과 사랑

사계절 중 가장 추운 계절인 겨울이 돌아왔다. 우리가 겨울을 춥게 여기는 것은 단지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떨어지는 온도만큼 사람의 정이 더욱 그리워지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시려 오는 것이다. 바꿔 말해서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눈다면 아무리 매서운 영하의 날씨도 견딜 만한 것이 된다. 우리 삶에 온기를 더하는 ‘정’과 ‘사랑’은 어떻게 다르고 어떤 상황 속에서 쓰이는 걸까? ‘정’의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어떤 사람이나 동물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생기는 친근한 마음’이다. ‘정이 들다, 정이 가다, 정을 쌓다, 정을 나누다, 정을 주다, 정을 쏟다’ 등의 예는 대체로 그 같은 정의와 잘 들어맞는다. 어떤 사람이나 동물과 정이 들거나 정을 쌓거나 정을 나누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한 ..

young鷄 50% 할인!

복날(중복)을 앞두고, 우리 동네 슈퍼마켓에서 보낸 광고 문자가 휴대전화기에 찍혔는데, “young鷄 50% 할인!”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복날 하면 삼계탕을 빼놓을 수 없다. 삼계탕 재료로 쓰이는 작은 닭을 ‘영계’라고 하는데, 이 광고 문자처럼 가끔 ‘영계’의 ‘영’을 어리다는 뜻의 영어 ‘young’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있다. 물론 ‘영계’가 어린 닭인 것은 맞지만, 이때의 ‘영’은 영어 ‘young’에서 비롯한 말이 아니라, 한자 ‘연할 연(軟)’ 자의 발음이 변해서 생긴 말이다. 병아리보다 조금 큰 어린 닭은 육질이 연해서 ‘연계’라 하다가 ‘영계’로 굳어졌다. 또는 약으로 쓴다 해서 ‘약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계’가 오늘날 ‘영계’로 변한 것은 발음이 닮은 데에도 그 까닭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