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장생 8

만인산(萬人傘)에 수놓인 이름들, 보존복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유물보존총서Ⅹ 《수령의 선정을 기리는 선물: 만인산》(아래 『《만인산》)을 펴냈다. 《만인산》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만인산 4점과 천인산(千人傘) 1점에 대한 보존과학 및 민속학 분야 연구 성과물로 향후 만인산 연구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만인산을 아시나요?‘만인산’은 조선 후기에 수령의 선정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일산(日傘)의 일종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수 놓여 있다. 참여한 사람들의 수나 고을의 규모에 따라 천인산 또는 만인산이라 하는데, 만인산이라는 이름이 일반적이었다. 직장을 떠나거나 다른 부서로 옮겨가는 이에게 그의 공적을 기리며 제작하는 오늘날의 기념패와 그 맥락이 비슷하다. 비단에 오색실로 덕을 기리는 송덕문(頌德文)에 참여자들 이름을 더..

한국 궁궐의 아름다운 굴뚝정원 '경복궁 아미산'

▲ 평면이 사각형인 모습으로 3개의 아궁이에서 나온 연기가 모여 나오는 굴뚝 ▲ 궁궐 담장 안에 사각형 모습의 굴뚝이 서있다. 왼쪽 침실 건물에서 지하로 통한 연도(연기가 지나가는 길)와 연결되어 있다. ▲ 궁궐 담장 안쪽에 6각형 평면의 굴뚝들이 줄지어진 굴뚝 정원 아미산 ▲ 다른 각도에서 본 아미산 굴뚝들 ▲ 아미산 정원은 3단으로 구성되었으며, 굴뚝과굴뚝 사이에는 괴석대와 다양한 화초들이 심어져 있다. ▲ 굴뚝의 각 면에는 다양한 색깔의 벽돌들로 구성된 모자이크 그림이 새겨져 있다. 지붕 위에 연기가 나오는 연가(煙家, 굴둑 위에 꾸밈으로 얹는 기와로 만든 지붕 모양)가 여러개 놓여있는 모습이 잘 보인다. ▲ ▲ 5, 6 ▲ 궁궐 담장 내부 모습. 다양한 모자이크로 그림을 그렸다. ▲ 궁궐 담장과 ..

(얼레빗 제4805호) 운현궁에서 쓴 <백자청화 넝쿨무늬 병>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운현(雲峴)이란 글자가 쓰인 이 있습니다. 이 병은 청화(靑畫) 물감만으로 세련된 화려함을 가장 잘 표현해낸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목은 곧고 긴 편이며 몸체 아랫부분은 공처럼 둥글지요. 유색은 맑고 환하며 청화의 발색도 밝고 선명합니다. 몸 전체를 여백 없이 가득 채운 무늬는 영지버섯 넝쿨무늬입니다. 영지버섯 넝쿨무늬는 십장생의 하나로 19세기에 복을 비는 기복(祈福) 사상의 유행을 보여주면서도, 그림을 그린 솜씨와 정성은 다른 청화백자들과 견줘 한눈에 띄는 수준입니다. ▲ 운현(雲峴)이란 글자가 쓰인 , 높이 31.3㎝, 국립중앙박물관 병 전체에 농담(濃淡)을 살려 영지 넝쿨을 정성껏 그렸고 입구 부분과 몸체 밑 부분에 돌린 독경이나 설법 때 법사가 손에 드는 도구인 ‘여의’ 머리 무..

궁중장식화, 언제 쓰였을까 – 의례

4. 궁중장식화, 언제 쓰였을까 – 의례 국가 오례와 궁중장식화의 사용 궁중장식화는 기본적으로 고정된 건축 공간에 설치하여 공간을 꾸미는 역할을 하였지만 때로는 특별한 의례를 위해 이동시키기도 하였다. 특히 이동이 가능한 병풍은 의례가 벌어지는 장소를 일상적 공간에서 의례적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매체였다. 물론 종묘와 같이 제사 의례에 특화되거나 정전과 같이 대규모 연회나 군신 조회를 위해 만들어진 장소도 있다. 그러나 궁중 내 궁궐은 대부분 평소에는 일상적인 업무와 휴식을 위한 거처이다가 특정한 경우에 의례의 무대가 된다. 병풍은 국가의 행사 때마다 그에 적합한 특별한 의례적 공간을 연출하였다.20) 조선의 국가 의례-즉 길례, 가례, 군례, 빈례, 흉례 모두에서 병풍은 의례적 환경을..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 천연기념물 지정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와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세종리에 위치한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2건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오는 12일 지정한다.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는 전 세계 생존개체(1만 1,000여 마리) 가운데 우리나라에 약 6,000여 마리가 월동하는데, 그 중 약 1,500여 마리가 연천 임진강의 자갈과 여울, 주변 농경지에서 휴식지, 잠자리, 먹이터로 이용하고 있어 학술적 값어치가 매우 높다. ▲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빙애여울에서 휴식중인 두루미와 재두루미) ▲ 연천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필승교 인근에서 휴직중인 두루미와 재두루미) 두루미는 예로부터 오래 사는 동물인 십장생의 하나로 수많은 동양화, 조각품, 수예품, ..

(얼레빗 4616호) 한옥집을 지키는 마지막 매듭 빗장

축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빗장수비'를 아실 것입니다. 이탈리아 축구 대표 팀 ‘아주리 군단’은 ‘빗장수비’로 유명하지요. 아무리 뚫으려 해도 빗장을 지른 것처럼 뚫리지 않는 수비 덕분에 붙은 별명입니다. 한옥 문에는 이 빗장이 또 다른 자물쇠 구실을 합니다. 한옥을 짓는 마지막 매듭이 빗장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 전통건축은 빗장에 공을 들였습니다. ▲ 한옥의 문을 굳게 잠그는 자물쇠 ‘거북빗장’ ‘빗장’은 문을 닫은 뒤 그 중간쯤에 나무나 쇠로 만들어진 긴 막대를 가로질러서 열리지 않도록 하는 막대입니다. 구멍을 파 빗장을 질러 넣어 걸리도록 덧대어 놓은 나무를 둔테(빗장걸이)라고 하지요. 빗장에는 주로 거북무늬가 많이 쓰이는데 그 까닭은 거북이 십장생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거북머리인 귀두(龜頭)는 남..

(얼레빗 4476호) 거북 몸통, 용 머리 모양 보물 주전자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용은 여러 문화에서 발견되는데 우리에겐 친숙하거나 존경스러운 초월자로서 나타납니다. 하지만 어떤 민족에게선 혐오와 공포의 상징인 악마로서 나타나기도 하지요. 그런가 하면 거북은 상상의 동물인 용과 달리 세상에 실재하는 동물입니다. 그 거북은 장수를 상징하여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꼽히지요. 그런데 그 용과 거북을 합쳐놓은 상상의 동물은 무엇일까요? 국립경주박물관에 가면 보물 제636호 “서수모양 주전자”가 있습니다. 바로 몸통은 거북, 머리와 꼬리는 용의 모양을 한 주전자입니다. 높이 14cm, 길이 13.5㎝, 밑지름 5.5㎝인 이 주전자는 경주시 미추왕릉지구에서 출토된 것이지요. 흡사 고구려 고분벽화의 사신도(四神圖)에 나오는 현무(玄武)를 연상시키고 있어 무덤을 지키기 위한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