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가린 뜬구름 쓸어갈 싹쓸바람은? - 권근, 「중추」 가을바람과 옥 같은 이슬이 은하를 씻은 듯 秋風玉露洗銀河 달빛은 예부터 이런 밤이 좋았다 月色由來此夜多 슬프게도 뜬구름이 해를 가려버리니 惆悵浮雲能蔽日 술잔을 멈추고 한 번 묻노니, 어쩌자는 것인가 停杯一問欲如何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이자 학자인 양촌(陽村) 권근(權近)의 한시 「중추(仲秋)」입니다. 권근은 조선 개국 후 ‘사병 폐지’를 주장하여 왕권 확립에 큰 공을 세웠습니다. 대사성, 세자좌빈객 등을 역임하고 길창부원군에 봉해졌지요. 문장에 뛰어났고, 경학에 밝았으며, 저서에는 『입학도설(入學圖說)』, 『양촌집(陽村集)』, 『사서오경구결(四書五經口訣)』, 『동현사략(東賢事略)』 따위가 있습니다. 시에서는 슬프게도 뜬구름이 해를 가려버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