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4414호) 우리말 이름 ‘싹쓸바람’과 ‘실바람’

튼씩이 2020. 8. 27. 07:35

어제, 오늘은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온 나라가 초비상이었습니다. “바비가 몰고 온 싹쓸바람 전국 초비상”, “싹쓸바람 몰고 '바비' 북상, 내일 영향권”, “초속 45m '싹쓸바람' 이끌고 오는 태풍 바비” 등의 뉴스가 눈에 띄었지요. 여기서 ‘싹쓸바람’이란 지상 10m 높이의 풍속이 초속 32.7m 이상으로 육지의 모든 것을 쓸어갈 만큼 피해가 아주 격심한 것을 이릅니다.

 

▲ 싹쓸바람으로 나무가 부러지고 넘어졌다.(KBS뉴스 갈무리)

 

그런데 이 바람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바람의 세기(보퍼트 13 등급)가 있습니다. 기상청은 이 등급에 맞춰 우리말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 연기가 똑바로 올라가 바람이 거의 없는 상태(풍속 초당 0~0.2m)는 '고요', 풍향계에는 기록되지 않지만, 연기가 날리는 모양으로 보아 알 수 있는 ‘실바람(0.3~1.5m)'부터 시작하여 ’남실바람‘, ‘들바람’, ‘건들바람’, ‘된바람’, ‘센바람’, ‘큰바람’, ‘큰센바람’, ‘노대바람’, ‘왕바람’이 있는데 이 바람들은 ‘싹쓸바람’보다는 약한 것들이지요.

 

바람의 세기와 달리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구분한 우리말 이름도 있습니다. 먼저 동풍은 ‘샛바람’, 서풍은 ‘하늬바람’ 또는 ‘가수알바람’, 남풍은 ‘맞바람(마파람)’, 북풍은 ‘높바람(뒷바람)’ 또는 ‘덴바람’이라고 합니다. 그밖에 봄에 부는 부드럽고 화창한 ‘명지바람’, 으스스하고 쓸쓸하게 부는 바람을 ‘소슬바람’, 겨울에 매섭게 부는 ‘칼바람’도 있으며, 일정한 방향이 없이 마구 부는 ‘왜바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