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 5

바닥에 내린 꽃비, 나는 밟지 않으려네

봄비 꽃비 - 문현수 아침에 잠시 비를 맞으며 걷다보니 봄비가 무거운지 꽃잎들이 바닥에 내려와 봄비와 어울려 나부끼니 봄비가 온 것인지 꽃비가 온 것인지 거리에는 아름다운 연분홍 꽃잎들이 길을 수놓고 꽃잎 하나라도 덜 밟으려고 이리저리 피하지만 그래도 내 발 밑에 숨는구나 ▲ 모종철에 오는 비는 ‘모종비’, 가을에 내리면 ‘떡비’(그림 이무성 작가) 어제, 오늘 비가 줄기차게 온다. 일부 지방은 장대비가 내린다고 하고 남해에는 260.5mm나 왔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올 때 기상청은 ’호우주의보‘라는 말을 쓰지만, 《조선왕조실록》에서 “호우(豪雨)”를 찾아보면 《순종부록》 1925년 7월 20일 기록에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올 뿐이다. 그런데 이 《순종부록》은 일본인들의 간여하거나 쓴 것이기..

[토박이말 찾기 놀이]1-14

지난 이레(주)에 여름 말미가 끝나고 새로운 배때(학기)가 비롯되었습니다. 튼튼하게 말미를 잘 보내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와서 자리에 앉아 있는 배움이들에게 반갑고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동안에도 기쁜 마음으로 잘 보내자는 입다짐과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토박이말바라기에도 반가운 일이 세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진주와이엠시에이와 토박이말바라기가 함께 진주시에 토박이말 한뜰(공원)을 만들었으면 하는 뜻을 말씀드렸는데 좋은 말갚음이 왔습니다. 진주시, 진주교육지원청, 진주와이엠시에이, 토박이말바라기가 함께 운힘다짐(업무 협약)을 하고 평거동 녹지공원을 토박이말 한뜰(공원)으로 꾸미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진주와이엠시에이에서 꾸리는 경남녹색구매지원센터와 함께 한글날을 맞아 한글학회 진주지회..

[노래에서 길을 찾다]14-여우비

오란비는 끝이 났는지 무더위가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빛무리 한아홉(코로나 19)까지 더해 여러 모로 어려움이 많은 요즘입니다. 곧 입마개를 벗고 나날살이(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여우비'입니다. 노래 이름인 '여우비'는 '볕이 나 있는 날 아주 짧게 오다가 그치는 비'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입니다.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어서 이런 비라도 내리면 불같은 햇볕에 데워진 땅이 좀 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 노래는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라는 극의 벼름소노래(주제곡)로 지(G). 고릴라 님이 노랫말을 짓고 가락을 붙여 이선희 님이 불렀습니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심장' '당신', '한심스럽고',..

(얼레빗 4553호) 모종비 내리는 봄, 예쁜 우리말 비 이름들

“겨울내내 목이 말랐던 꽃들에게 / 시원하게 물을 주는 고마운 봄비 / 봄비가 내려준 물을 마시고 / 쑥쑥 자라는 예쁜 꽃들 / 어쩜 키가 작은 나도 / 봄비를 맞으면 / 키가 쑥쑥 자라지 않을까? / 봄비야! 나에게도 사랑의 비를 내려서 / 엄마만큼, 아빠만큼 크게 해줄래?” -홍가은/강릉 남강초교 3년- 파릇파릇한 새싹을 키우는 봄비는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가은이의 꿈도 쑥쑥 자라게 합니다. 우리 토박이말 중엔 비에 관한 예쁜 말이 참 많습니다. 봄에는 ‘가랑비’, ‘보슬비’, ‘이슬비’가 오고 요즘 같은 모종철에 맞게 내리는 ‘모종비’, 모낼 무렵 한목에 오는 ‘목비’도 있지요. 여름에 비가 내리면 일을 못 하고 잠을 잔다고 하여 ‘잠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내리는 시원한 소나기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