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내내 목이 말랐던 꽃들에게 / 시원하게 물을 주는 고마운 봄비 / 봄비가 내려준 물을 마시고 / 쑥쑥 자라는 예쁜 꽃들 / 어쩜 키가 작은 나도 / 봄비를 맞으면 / 키가 쑥쑥 자라지 않을까? / 봄비야! 나에게도 사랑의 비를 내려서 / 엄마만큼, 아빠만큼 크게 해줄래?” -홍가은/강릉 남강초교 3년-
파릇파릇한 새싹을 키우는 봄비는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가은이의 꿈도 쑥쑥 자라게 합니다. 우리 토박이말 중엔 비에 관한 예쁜 말이 참 많습니다. 봄에는 ‘가랑비’, ‘보슬비’, ‘이슬비’가 오고 요즘 같은 모종철에 맞게 내리는 ‘모종비’, 모낼 무렵 한목에 오는 ‘목비’도 있지요. 여름에 비가 내리면 일을 못 하고 잠을 잔다고 하여 ‘잠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내리는 시원한 소나기가 있습니다.
▲ 모종철에 오는 비는 ‘모종비’, 가을에 내리면 ‘떡비’(그림 이무성 작가)
그리고 여름철 세차게 내리는 비는 ‘달구비’, ‘무더기비’(폭우, 집중호우), ‘자드락비’, ‘채찍비’, ‘날비’ ‘발비’, ‘억수’ 등도 있습니다. 또 가을에 비가 내리면 떡을 해 먹는다고 ‘떡비’가 있고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찔끔 내리는 ‘먼지잼’도 있습니다. 또한, 볕이 난 날 잠깐 뿌리는 ‘여우비’, 아직 비가 올 기미는 있지만 한창 내리다 잠깐 그친 ‘웃비’ 같은 말도 있구요. 비는 아니지만,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시원해지는 ‘버거스렁이’도 있으며, 비가 오기 시작할 때 우수수 떨어지는 꽃은 ‘비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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