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국지사 4

우국지사의 정신까지 잘 묘사한 채용신의 <황현 초상>

우국지사의 정신까지 잘 묘사한 채용신의 새도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무궁화 이 세상은 망하고 말았구나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등잔 아래 책을 덮고 옛일 곰곰 생각하니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글을 아는 사람 구실 정녕 어렵구나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매천 황현黃玹이 나라가 망해가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순국하기 직전에 남긴 「절명시絶命詩」입니다. 황현은 동생 황원黃瑗에게 “세상 꼴이 이와 같으니 선비라면 진실로 죽어 마땅하다. 그리고 만일 오늘 안 죽는다면 장차 반드시 날로 새록새록 들리는 소리마다 비위에 거슬려 못 견뎌서 말라빠지게 될 것이니 말라빠져서 죽느니보다는 죽음을 앞당겨 편안함이 어찌 낫지 않겠는가?”라고 하며, 자신이 순국을 결..

(얼레빗 4223호) 면암 선생, 단식으로 순국하지 않았다

“생각건대, 신이 이곳으로 들어온 뒤에 한 숟가락의 쌀과 한 모금의 물도 모두 적의 손에서 나온 것이면, 설사 적이 신을 죽이지 않더라도 차마 구복(口腹, 먹고살기 위하여 음식을 섭취하는 입과 배)으로써 스스로 누가 되어서는 아니 되겠기에 마침내 음식을 물리쳐 옛사람이 스스로 ..

(얼레빗 4167호) 문호 개방하고 사치품을 들여오다니

海禁開時國已愚(해금개시국이우) 바다 금지를 풀었을 때 나라 이미 어리석었으니 空聞關稅較錙銖(공문관세교치수) 부질없이 관세를 약간 붙인다고 들었네 漆箱磁盌知安用(칠상자완지안용) 옻 상자와 자기 사발을 어디에 쓸 것인지? 擲盡東南萬斛珠(척진동남만곡주) 동남쪽으로 만곡의 ..

(얼레빗 4159호) 채용신이 그린 항일의병장 <최익현상>

채용신(蔡龍臣, 1850-1941)은 조선시대 마지막 초상화가로 많은 사람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지금 남아 전하는 채용신의 초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은 사대부상과 유학자상입니다. 특히 채용신이 을사늑약으로 군수직을 그만두고 낙향한 뒤로는 74살의 고령으로 의병을 일으킨 항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