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순화 4

스몰 럭셔리, 이제는 '소소한 사치'로

경제학 용어 ‘립스틱 효과’라는 말이 있다. 경기 불황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고급품으로, 립스틱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서두부터 ‘립스틱’이라는 외국어를 쓰는 게 머쓱하지만, 국립국어원이 일본어 ‘구치베니’를 순화한 우리말로 입술연지/연지와 더불어 립스틱/루주를 선정한 바 있다) 이번에 살펴볼 ‘스몰 럭셔리(small luxury)’가 바로 이런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식료품, 화장품, 생활용품과 같이 비교적 작고 소소한 제품을 고급스럽고 호화로운 것으로 구매한다”라는 뜻이다. 높은 물가와 수입 감소 등으로 지갑을 쉬 열지 않는 소비자가 값비싼 자동차나 명품 가방 대신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 높은’ 물건을 구매하며 작은 사치를 누리는 행위다. 일종의 보상 심리라고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새롭게 힘받아 뜨는 말들

다듬을 외국어 새말 후보를 훑어보던 새말모임 위원들 중 몇 사람이 고개를 갸웃했다. 디제라티(digerati)? 이게 무슨 뜻이지? 풀이를 보니 디지털(digital)과 지식인을 뜻하는 ‘리터라티’(literati)를 붙인 합성어다. 정보화 시대를 이끌어 가는 새로운 지식 계층을 뜻한다고 한다. 다시 한번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평소 우리말 순화에 관심을 두고 불필요한 외국어 표현이 새로 등장하는 현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새말모임 위원들에게조차 낯선 단어가 아닌가. 그렇다면 일반 국민에게는 더더구나 낯설 법한 단어를 서둘러 다듬어야만 할까? 위원들은 잠시 고민을 했다. 결론은 이러했다. 이미 많이 쓰고 있는 외국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작업은 물론 시급하지만, 아직은 낯선 단어를 한 발짝 빨리 새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