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약칭 3

'우리말 약칭 제안 모임', 나서서 줄임말을 만든다고?

올 3월 10일에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어문기자협회, 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등이 뜻을 모아 ‘우리말 약칭 제안 모임’을 꾸렸다. 국립국어원도 협의에 참여한다. 각 단체에서 추천한 연구위원들이 모여 4월 7일에 첫 회의를 열어 운영 방안을 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를 영문 이름 약칭인 ‘오이시디(OECD)’로 쓰는 일이 많은데, 이 대신 ‘경개협’이나 ‘경협기구’와 같이 우리말로 줄인 이름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게 잘 먹힐 일인지, 아니면 욕 먹을 일인지 모르겠다. 무수한 줄임말 신조어 때문에 정신 사나워서 줄임말이라면 손사래치는 분이 많은데, 나서서 줄임말을 만들겠다니 말이다. 줄임말 문화를 못 마땅해 하는 사람들은 그 말뜻을 바로 알아채기 어려운 상태에서 대화가 진행되다 보니 우선 소통이 ..

넘쳐나는 로마자 약칭, 잘 만든 우리말 약칭으로 대응하자!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언론 보도에서 거의 매일 볼 수 있는 로마자 단어가 있다. 바로 세계보건기구 ‘WHO’다. 주로 글의 앞부분에서 ‘세계보건기구(WHO)’처럼 한글 명칭 뒤에 로마자 약칭을 덧붙여 쓰고, 그 뒤로는 로마자 약칭 ‘WHO’만 적는다. ‘세계보건기구’라는 정식 명칭은 보도자료나 공문서에 반복해서 쓰기엔 다소 길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도자료나 공문서 등에서는 국제기구, 경제용어, 공공기관 등의 명칭을 짧게 줄여 쓰기 위해 로마자 약칭을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언어의 경제성을 추구하려는 목적이라면, 우리말로 된 약칭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로마자 약칭을 우리말 약칭으로 바꿔 사용하자고 하는 이유는 단순히 로마자 사용을 반대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닌,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로마자 알파..

한글문화연대, <로마자 약칭 대응 방안: 우리말 약칭 만들기> 학술대회 개최

‘IAEA, NPT, ETRI, IPEF….’ 보도자료나 공문서에는 국제기구, 공공기관 등의 명칭이 대부분 로마자 약칭으로 표기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의 로마자 약칭인 ‘APEC’을 비교해 보았을 때처럼, 로마자 약칭은 전문용어를 짧게 표기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별다른 설명 없이 로마자 약칭만 써둔다면, 각 알파벳이 뜻하는 바가 분명하지 않아 이 로마자 약칭의 의미를 단번에 알 수 없다. 만약 이 단어가 국민이나 불특정한 다수를 대상으로 쓰인다면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발생할 뿐 아니라, 누군가에겐 차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로마자 약칭을 우리말 약칭으로 바꾸어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뜻하는 로마자 약칭 ‘FED’를 ‘미 연준’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