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 15

‘소녀가되’ 반복해서 사용하면 바보가 돼!

누리소통망 엑스(X)에서 ‘소녀가 되’라는 표현이 유행함에 따라 ‘학생이 되’, ‘새내기가 되’ 등 유행어를 살짝 바꾸어 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사용자는 올바른 표기를 알면서도 유행에 맞춰 틀린 표기를 사용하지만, 다수의 사용자는 옳은 표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소셜미디어에 틀린 표기를 마구 사용한다. ‘00가 되’의 사용이 만연해지면서 ‘되’와 ‘돼’를 혼용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이에 서울 교육대학교 김도남 교수는 “특정 텍스트에 반복 노출되면, 텍스트의 진위와 관계없이 텍스트를 진실로 믿고 표상을 형성할 수가 있다”라 고 말하며 틀린 우리말 표기를 반복적으로 접하다 보면 우리말에 대한 그릇된 지식을 형성할 가능성이 큼을 지적했다.      실제로, 어문지식이 형성돼야 할 시기에 누..

광고 속 한국어 오용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광고를 접한다. 광고를 볼 때 사람들은 어디에서 가장 강한 자극을 받을까? 단순한 사진? 짧은 문구? 때로는 사진보다도 잘 만들어진 문구가 더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한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가 그 예시이다. ​ 광고 언어는 광고에서 사용하는 짧은 문구를 의미한다. 흔히 ‘카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광고주는 특이한 문구로 소비자의 제품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그 결과 광고에서 잘못된 한국어 사용이 늘어났다. 잘못된 광고 언어는 한국어를 오염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바르닭‘ 광고(출처: ‘바르닭‘ 누리집) ▶‘국개대표’ 광고(출처: ‘국개대표‘ 누리집) 닭가슴살 판매 기업 ‘바르닭’에서는 ‘급하게 찐 살, 급하..

'멍멍이'에서 '댕댕이'로, 왜?

최근 국립국어원에서 한글날을 앞두고 모양이 비슷한 글자들을 서로 바꾸어 쓰는 신조어, 일명 ‘야민정음’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댓글 행사를 기획했으나, 누리꾼들의 반발로 행사를 취소한 일이 있었다. 올바른 한글 사용 문화를 선도해야 하는 국립국어원에서 표준어가 아닌 인터넷 게시판발 유행어를 소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반대 측의 주된 의견이었다. ‘야민정음’은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라는 극우 게시판에서 사용하기 시작해 퍼진 것으로, 그 이름 또한 게시판 제목에서 글자를 따와 훈민정음과 합성하여 만든 것이다. 각종 혐오 발언을 일삼아 사회적으로 크게 지탄받는 집단에서 탄생한 속어를 대중 일반에서 탄생한 문화의 정식 명칭인 듯 공식 기관에서 그대로 소개하는 것은 자칫 그들의 다른 부정적인 언..

누리소통망에서 사용되는 잘못된 그림말의 문제점

가족과 저녁 밥을 고민할 때, 회사에서 가벼운 대화를 나눌 때 등 사람들은 타인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수도 있지만, 개인 휴대전화의 누리소통망을 통해 간편하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 생활이 편리하고 익숙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주는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누리소통망 속 대화의 어려움을 만들어내는 요소로 외국어와 외래어가 대표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누리소통망에서 사용되는 그림말(이모티콘)도 또 하나의 장벽이 될 수 있다. 그림말이 우리말의 소중함을 얼마나 둔감하게 만드는지 심각성을 알아보고, 그림말을 바르게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대표적인 누리소통망 카카오톡에서는 ‘그림말(이모티콘)’ 항목을 따로..

언어를 쉽게, 올바르게, 재미있게. 한글문화연대

인간은 언어로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는 크고 작은 집단과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이다. 인간은 한 사회가 공유하는 공동의 언어를 학습하고 이해함으로써, 사회의 구성원으로 녹아들어 기능한다. 어느 날 말과 글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낯선 곳에 혼자 떨어진 상황을 상상해 보자. 읽을 수도, 알아들을 수도, 쓸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인간으로서,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공유하는 언어인 한국어, ‘국어’는 이러한 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어가 있기에 우리는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타인과 소통, 협력하며 사회의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 600여 년 전 세종대왕이 중국어가 아닌 우리말과 잘 맞아떨어지는 글자를 고심하여 한글을 만들어내고..

찰나의 우리말 - 한글과 한국어, 혼동하지 말아요

지난해 말, ≪언어의 줄다리기≫라는 책을 낸 덕분에 다양한 매체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한 잡지와 인터뷰를 했을 때의 일이다.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분이 객원 기자의 자격으로 사진 기자와 함께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필자의 연구실을 찾았다. 책의 서평을 다른 매체에 기고도 했고 친분도 있는 사이여서 인터뷰는 내내 즐겁고 유쾌했다. 시간이 지나 잡지가 나올 즈음, 사진 기자가 문자를 보내 주었다. “인터뷰 기사가 곧 이렇게 실리게 됩니다.”라는 문자와 함께 기사를 보내 준 것이다. 그런데 보내 준 기사를 읽고는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글을 읽기가 무섭게 기자에게 전화를 했다. 혹시 기사의 내용을 수정할 수 있는지 묻기 위해서였다. 기자는 난감해 하며 이미 윤전기가 돌고 있다고, 무슨 문제가 있냐고 되..

인공지능과 AI

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에이아이(AI)’가 기술적, 상업적 유행어로 떠올라 널리 쓰인다. 온갖 광고에 에이아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에이아이(AI)는 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인데, 이게 '인공지능'이라는 말보다 있어 보이나 보다. 최근 들어 기술적인 각광을 받아서 그렇지 사실 인공지능의 역사는 짧지 않다. 컴퓨터의 역사가 곧 인공지능의 역사이다. 컴퓨터 자체가 생각하는(좁은 의미로 ‘계산하는’) 기계를 만들려는 목표 아래 발전했다. 수많은 공학자, 기술자들이 컴퓨터를 발명하고도 ‘스스로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기 위하여 큰 노력을 쏟아부었다. 컴퓨터가 훌륭한 발명품이긴 하지만 고급 계산기에 불과하므로 ‘생각한다’는 개념의 수준에 어울릴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읽기 좋은 글, 듣기 좋은 말 - 남의 떡은 언제나 더 크다

‘듣기 좋은 말’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란 쉽지 않다. 칭찬하는 말도 공감의 말도 다 좋은 말이지만, 사실 듣기에 좋은 말이란 듣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 보자. ‘듣기에 안 좋은 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물음에는 답이 조금 떠오른다. 비난하는 말, 모략하는 말, 핑계와 불평의 말 등은 적어도 아름답지 않은 말들이다. ‘비교하는 말’도 단연 그중 하나이다. 비교가 없는 세상이 어디 있으랴. 대부분의 언어에 남과 비교하는 속담이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우선 우리말에는 ‘남의 떡이 더 크다’가 있다. 같은 말을 일본어와 영어에서는 ‘옆집의 잔디가 더 푸르다’라고 한다. 중국어와 베트남어에서는 ‘이 산에서 보는 저 산’으로, 키르기어에서는..